내용요약 코스피 전망치 1840~2550선...눈높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미·중 무역분쟁, 미 연준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에 영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국내 증시가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 악화 우려가 동시에 덮친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역시 코스피가 대외 불확실성 속에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해 동안 코스피의 흐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에 코스피는 2041.04로 장을 마쳤다. 연초 1월 2일(2479.65) 대비 17.7% 내린 수준이다. 지난해 최고점인 1월 29일(2607.10)과 비교하면 21.7% 하락했다. 지난해 1월 16년 만에 900선을 넘겼던 코스닥은 700선을 밑돌고 있다. 

◆ 올해 증권가 코스피 전망치 1840~2550

올해 코스피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1840~2550 사이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코스피 3000 달성을 기대했을 때와 비교하면 눈높이가 대폭 낮아진 셈이다.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한 증권사는 IBK투자증권으로 코스피 예상밴드를 1840~2260으로 발표했다. 이에 비해 교보증권은 코스피 예상밴드를 2050~2550으로 잡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대외 불확실성이 단시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을 꼽았다. 이외 최근 부각 유럽 정치 불안을 비롯해 달러 강세, 유가 하락 등이 코스피의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긴축 기조가 글로벌 증시의 강세장 종료와 신흥국 증시의 약세장으로 변화시켰다”며 “올해 미·중 무역분쟁, 미국 통화정책 긴축으로 인한 펀더멘털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는 박스권 흐름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과 보호무역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내년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약화되면서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보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등에서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차지한 반도체 기업들의 업황 악화에 따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전반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비 올해 주당순이익(EPS)은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인 5.5%로 전망된다”며 “실적 모멘텀 둔화에 따라 코스피 상승 여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보기술(IT)업종 이익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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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코스피 ‘상고하저VS.상저하고’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 내에서 어떤 흐름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린다. 아직까진 ‘상저하고(상반기 하락 후 하반기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이 종료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고 금리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신흥국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분기까지 경계 요인이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기회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아래쪽보다 위쪽을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또한 “올해 2분기 전후가 시장의 유의미한 저점을 형성할 수 있는 시기”라며 “3분기부터 주가 복원 과정 후 박스권이 형성되는데 2020년 연준의 정책 기조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투자심리 악화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 신호에 따라 코스피가 ‘상고하저(상반기 상승 후 하반기 하락)’로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투자자들이 미국의 금리인상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미국 금리인상이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은 경기 확장세를 의심하지 않는다. 만약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더라도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 완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서 원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경우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금리인상이 어려워지면 투자자들은 이를 호재보다는 악재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며 “위험자산 회피심리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예상되고 달러화 강세 기조도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기 DB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올 상반기 중국 경기 부양책과 유럽의 정치 불안 완화 등에 따라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라며 “그러나 하반기부터 미국 주식시장 하락에 따라 코스피 지수 역시 동반 하락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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