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빚고민 상담소] '용어'극복해야 하는 기업 회생절차...채무자·채권자 모두 알아야
[양기자의 빚고민 상담소] '용어'극복해야 하는 기업 회생절차...채무자·채권자 모두 알아야
  • 양인정 기자
  • 승인 2019.01.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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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A: 3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중소기업의 임원입니다. 회사는 어음 만기를 앞두고 부도를 막기 위해 2주 전에 회생절차를 개시해 달라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회생신청과 동시에 법원에서 안내절차를 설명하고 있는데 용어의 어려움 때문에 절차진행에 곤란함을 겪고 있습니다. 

B: 부산 소재 조선기자재 납품 업체의 대표입니다. 회사는 주로 한진중공업 필리핀 자회사인 수빅조선소에 기자재를 납품했습니다. 최근 수빅 조선소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당장 납품대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회사에 대해 미수금을 받을 절차를 알아보니 생소한 용어 때문에 이해가 어렵습니다. 

[한스경제=양인정 기자] 난해한 회생절차(법정관리)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채무자와 채권자 기업의 고민입니다. 

11일 대법원 사법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기업회생신청 건수는 모두 889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4건에 비해 105건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회생신청 기업이 늘어났다는 것은 채무자 기업과 관련된 금융채권자와 상거래 채권자도 늘어났다는 의미입니다. 하나의 기업이 회생절차에 돌입하면 법원은 회사와 이해관계를 갖는 주주, 근로자, 채권자가 모두 회생절차 안에서 집단적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합니다. 따라서 싫든 좋든 채권자도 채무자 기업의 회생절차와 관련을 맺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회생절차를 통해 법정관리 상태에 놓이게 되면 A사례와 같이 생소한 용어와 맞닥드리게 됩니다. 주로 회계용어와 법률용어가 회생절차를 포장하고 있습니다. 채무자 기업과 채권자 기업 모두 정상 경영 상태에서 소통했던 용어와는 다른 용어로 소통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B사례와 같이 최근 회생절차에 돌입한 수빅조선소의 납품업체들은 당장 법원의 구조조정 언어인 회생절차의 용어에 직면해야 합니다. 이에 주요 용어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용어 설명에 앞서 회생절차의 구조는 채무자 기업이 가지고 있는 채무를 확정하는 일과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채무가 확정되고 기업가치가 정해지면 채무자 기업이 장래 일정 기간 안에 얼마를 갚겠다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게 됩니다. 회생절차의 용어는 이 같은 커다란 절차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 포괄금지명령, 보전처분

보전처분은 법원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에 대해 자산을 동결하는 처분을 말합니다. 이렇게 동결된 자산에 대해 채권자들이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명령하는 것을 포괄금지명령이라고 합니다. 

▲ 채권자 목록과 채권자 신고

채권자 목록은 채무자 기업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채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입니다. 채무자 기업은 채권자 목록에 빚을 갚아야 할 대상(채권자명)과 채무의 원금과 이자를 기재하게 됩니다. 

이어 채권자들은 자산이 받을 돈이 얼마인지 법원에 신고를 하게 되는데 이를 채권 신고서라고 합니다. 

채무자가 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않는 경우 회생절차 밖에서 별도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채권자가 채권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돈 받을 권리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 시부인표

채무자가 작성한 채권자 목록과 대출은행과 납품업체 등 채권자 신고한 채권 신고서와 서로 대조하는 과정을 ‘채권의 시부인 절차’라고 합니다.

채무자 기업은 채권자가 신고한 채권액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를 경우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부인’을 할 수 있고 채권자는 채무자의 부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툼이 있는 채권에 대해서는 별도의 재판(채권조사확정재판)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됩니다. 채무자 기업은 시부인 절차를 통해 확정된 채무금액을 기초로 앞으로 어떻게 갚아야 할지 정하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게 됩니다. 

▲ 조사보고서,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법원은 회계전문가를 조사위원으로 선임해 법정관리를 받는 기업에 대해 재무상황을 조사하게 합니다. 조사의 대상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채무자 기업이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의 산정이 핵심입니다. 계속기업가치는 채무자 기업이 회사를 계속 운영했을 때 가치를 말하고 청산가치는 지금 당장 회사를 파산했을 때 가치를 말합니다.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면 채권자는 채무자 기업이 사업을 계속 운영해서 채무를 갚을 수 있는 회생계획안에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반면에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크면 채권자는 회생절차가 아닌 파산절차를 통해 채권회수를 하는 판단을 할 수도 있습니다. 

▲ 회생계회안

채무가 회생절차에서 확정되고 조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크다는 결론이 도출되면 채무자 기업은 채권금융회사와 거래처에 어떤 방식으로 돈을 갚아나가는지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게 됩니다. 회생계획안은 크게 일정기간 영업을 계속하면서 돈을 갚아 나가는 방법과 M&A를 통해 채무를 갚아나가는 방법으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 기업은 채무를 감면하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해 채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법원의 구조조정 절차인 회생절차는 생소한 용어로 이뤄진 만큼 채무자와 채권자가 용어의 의미를 이해해야 불이익을 피할 수 있습니다. 

윤준석 변호사(김박 법률사무소)는 “회생절차는 난해한 용어로 법원, 채무자, 채권자, 주주, 근로자들이 소통하는 만큼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채무자 기업은 채권자 기업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채권자에게 어려운 절차를 성실하게 설명을 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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