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차 맞아?' 밟는대로 나가는 '제로백 4.8초' 재규어 'I-PACE'
[시승기] '전기차 맞아?' 밟는대로 나가는 '제로백 4.8초' 재규어 'I-PACE'
  • 박대웅 기자
  • 승인 2019.01.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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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백 4.8초의 질주본능

안정적인 주행 성능

재규어 특유의 럭셔리한 감성
재규어랜드로버의 첫 전기 SUV 차량 'I-PACE'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제공
재규어랜드로버의 첫 전기 SUV 차량 'I-PACE'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전기차 맞아?'

재규어랜드로버의 야심차게 첫선을 보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SUV) 'I-PACE(아이-페이스)' 시승 후의 첫 느낌이다.

미세먼지가 전국을 희뿌옇게 뒤덮었던 14일 재규어 I-PACE 국내공식 출시 행사를 겸한 미디어 시승이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호텔 일원에서 진행됐다. I-PACE는 5인승 고성능 럭셔리 전기 SUV로 재규어가 2016년부터 전기모터스포츠 포뮬러E에 참여하며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전기차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0kg.m, 제로백(0-100km/h) 4.8초를 자랑한다.

시승은 파라다이스시티호텔을 출발해 인천 송도동 경원재앰베서더인천을 반환점으로 도는 약 9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를 포함해 송도 도심 등 고속주행과 도심주행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시승 코스는 I-PACE의 힘과 정숙성 그리고 첨단 편의사양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사실 시승 전부터 걱정이 다소 앞섰다. 이날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로 목이 간질간질했다. 2인 1조로 밀폐된 차 안에서 40여분 운행을 해야 했던 만큼 답답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떨치기 힘들었다. 결론부터 말해 기우였다. 차량 탑승 후 공조시스템을 가동했다. 차량 내 탑재된 실내 공기 센서가 시쳇말로 '열일(열심히 일하다)'을 시작했다. 차내 공기 질을 개선하고 알레르기 항원, 바이러스, 공기 중 박테리아 및 나쁜 냄세를 제거했다.

재규어의 첫 전기 SUV 'I-PACE'의 주행 모습이다. 재규어랜드로버 제공
재규어의 첫 전기 SUV 'I-PACE'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제공

'쾌적하네'라는 느낌을 안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매번 느끼지만 전기차는 시동이 걸렸는지 아닌지 헷갈린다. 두 세번 시동을 껐다켜기를 반복하다 마침내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인 정숙성은 I-PACE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한 인위적인 소음이었다. 저속 주행 시 I-PACE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소리를 낸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이 소리를 "우주선에서 영감을 얻은 미래지향적 소음"이라고 설명했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차량 운행이 적은 인천국제공항대로 진입을 목전에 두고 신호에 걸려 정차했다. '4.8초 제로백'을 시험하기 최적의 상황이다. 마치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서킷 위 드라이버처럼 신호등을 응시했다. 기다리던 녹색등이 켜지고 오른발을 거쳐 가속페달에 강한 압력을 가했다. '위이잉.' SF영화 속 가속하는 비행선에서나 날 법한 소음과 함께 관성에 순응한 상체가 시트로 강하게 밀렸다.

계기판 속 속도가 빠르게 세 자리 숫자로 바뀌었다. 안타깝게 실제로 시간을 측정하지는 못했지만 '4.8초 제로백'은 허풍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신호대기로 시승대열과 멀어졌던 만큼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시속 200km/h를 넘어가려는 찰라 주최 측이 시승자와 소통을 위해 제공한 무전기가 다급한 목소리를 전했다. "대열에 합류하세요."

'I-PACE'가 고속 주행을 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제공
'I-PACE'가 고속 주행을 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제공

기자가 몰던 시승차량은 어느덧 대열을 추월하려 하고 있었다. 브레이크를 두 세번 나눠 밟으며 감속했다. 브레이크의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제동력은 탁월했다. 자동차에 있어 잘 달리는 것 만큼 중요한 게 잘 멈추는 것임을 감안할 때 I-PACE의 제동력은 합격점을 주기 충분했다. 동시에  I-PACE는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느릴 것 같다'는 근거없는 편견도 보기 좋게 깨버렸다.

전체적으로 고성능 전기차로 설계된 I-PACE의 주행감은 안정적이었다. 전방 및 후방 사이에 배터리를 낮은 위치에 장착해 50대 50으로 무게를 배분, 안정감을 높였다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였다.  

이 밖에 I-PACE는 넓은 적재용량을 자랑한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656리터로 일반 중형 SUV보다 크고 뒷좌석을 접을 경우 1453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엔진룸이 필요없는 전기차의 특성을 백분 활용해 프론트 후두 아래 27리터의 적재공간을 확보했고, 변속기가 사라진 센터터널에는 10.5리터의 수납공간이 배치 돼 있다. 전기차의 특징을 살린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 대비 좁은 실내 공간이다. I-PACE의 국내 판매 예정 가격은 EV400 SE 1억1040만원, EV400 HSE 1억2470만원, EV400 퍼스트에디션 1억2800만원이다. 현대자동차의 최고급 플래그십 세단 제네시스 G90과 비슷한 가격이다. 비행기로 치면 G90이 퍼스트 클래스라면 I-PACE는 이코노미 좌석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럼에도 I-PACE는 전기차라는게 무색할 정도로 밟는대로 나가는 강력한 힘과 안정적인 주행성능, 그리고 첨단 안전 장치와 쾌적한 실내, 재규어만의 럭셔리한 감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