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한해 건설사, 플랜트 사업서 성패 갈릴 듯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 4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선방한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처럼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이 점쳐지는 건설사까지 나왔다. 국내 분양시장의 호황을 업고 해외 프로젝트도 어느 정도 갈무리된 상황에서, 올 한해 건설사들의 매출을 뒷받침할 기초 체력은 플랜트 사업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15일 건설업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등 대형4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12조7347억원, 영업이익 7787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사 2018년 4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추정치.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건설사들 희비 엇갈려

업계 선두인 현대건설은 대형현장 준공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4조4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4분기에 쿠웨이트 교량, 카타르 고속도로, 아랍에미리트의 해상원유 시설 등 초대형 프로젝트 3건이 동시 준공되면서 정산관련 비용을 반영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주택 부문이 실적을 받쳐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7년 주택 실적을 끌어내렸던 용인 한숲시티의 입주가 거의 완료됐고, e편한세상 송도, 아크로 리버하임, 상도 노빌리티 등 1조2000억원 규모의 아파트들이 4분기내 완공 예정으로 준공이익 또한 기대된다. 대림산업의 4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2조5247억원, 영업이익 1807억원 수준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견조한 분기 실적이 지속돼 2018년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감소하겠지만 견조한 주택 이익과 토목에서 이미 손실을 처리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흑자전환 할 것으로 보인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주 잔고 감소에 따른 연간 매출액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주택·건축 부문에서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고 전년 손실을 기록한 토목·플랜트 부문의 이익도 회복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GS건설은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은 해외 부문의 턴어라운드 효과가 지속되며 전년 동기 대비 강한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했다. 국내 건축·주택 부문의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 시현이 기대되는 반면, 플랜트 매출은 수주 부진과 준공 시점 도래에 따른 실적 기여 축소로 전년동기 대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 한해 주택경기는 지난해 수준에 못 미치지만, 해외건설 시장은 업황이 개선돼 플랜트 발주 환경은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픽사베이

◆ 올해 건설시장은 어떨까

올해 건설사들의 실적은 플랜트 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분양시장의 전반적인 호황이 올해에도 어느 정도 이어지는 만큼 그간 부진했던 해외건설 시장이 얼마나 메울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우선 주택 경기는 지난해보다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9년 건설경기 전망’에서 올해 건설수주는 137조원으로 지난해보다 7.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해 건설수주를 142조원, 올해 건설수주를 137조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해외건설 시장은 업황이 개선돼 플랜트 발주 환경은 우호적일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플랜트 물량이 많아 최소한의 물량은 이미 확보한 상황이고, 이미 입찰이 진행 중이다. 또 올해 상반기 내 결과가 가시화되는 프로젝트가 많고 입찰부터 설계·구매·시공(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계약까지의 시간도 줄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건설사들이 역대급의 호황 실적을 냈었는데, 그중에서도 GS건설이 1, 2, 3분기 매번 실적을 경신했다”면서 “해외보다도 주택 쪽에서 사업을 잘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의 3분기 누적 플랜트 매출은 3조1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었고, 건축·주택 사업 부문 매출도 5조4280억원으로 12.5%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건설사들은 플랜트 중심의 해외건설 사업 담당 인력을 구조조정해 왔는데 이는 그만큼 해당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손해가 많았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올해는 주택·분양 경기 역시 호황이었던 지난해보다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라 결국 (주택 부문보다도) 플랜트 부문의 성패에 따라 건설사들의 실적이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서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