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동대문구, 지난해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재개발 사업·교통호재 덕분...분양 예정 물량 '관심'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서울 동대문구가 지난해 강북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 1위 자리에 올랐다. 그간 강북에서 전통적으로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혀왔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를 누른 것이다.

동대문구는 광화문이나 종로 등 도심 접근성이 우수하지만 낙후된 이미지가 강해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재개발 사업과 교통호재 덕분에 강북 부동산 시장에서도 가장 ‘핫’한 곳으로 떠올랐다. 올해 동대문구에서 나올 분양 물량도 상당하다.

2018년 서울 강북 아파트 가격 상승률 (단위: %). 그래픽=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 1위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는

17일 KB부동산과 부동산114,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에 따르면 동대문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월에만 해도 3.3㎡당 1880만원 수준이었으나 12월에는 3.3㎡당 2403만원까지 올라 무려 27.81% 상승률을 보였다.

동대문구 전농동에 위치한 ‘래미안 크레시티’ 전용 121㎡은 2017년 4월에만 해도 8억2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지난해 11월에는 12억6800만원에 거래되면서 4억6600만원이나 껑충 뛰어 올랐다. 같은 시기 ‘래미안 아름숲’ 전용 84㎡도 3억2000만원이나 상승했다.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동대문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2013년 -2.36%에서 2014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기준 이 수치는 7.19%로 2017년(2.76%)보다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 역시 2012년 1316건에서 2013년 2119건으로 크게 올랐고 2017년에는 2987건의 거래량을 보였다.

동대문구의 숙원사업으로 불리던 청량리 재개발 사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그중 용두동은 최근 아파트 정비사업 등 재건축 재개발로 환골탈태하고 있는 곳이다. 현재 15년 이상 노후 아파트 비율이 약 44%에 달하며,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노후주택(다세대 주택, 빌라) 등까지 합치면 노후도가 매우 높은 지역에 속한다.

재개발에 더해 교통 호재도 집값을 밀어올렸다. 분당선 청량리역이 개통돼 강남까지 15분만에 갈 수 있게 됐고 여기에 양주~청량리~삼성~수원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GreatTrain Express) C노선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왕십리역(성동구)~제기역(동대문구)~상계역(노원구)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도 올해 착공, 오는 2024년 개통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5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 조감도. 사진=대림산업

◆ 동대문구 상승세, 올해도 계속될까

이런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경제만랩은 동대문구가 올해 서울 분양시장에서도 가장 뜨거울 지역으로 전망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동대문구는 마·용·성 뒤를 이을 곳으로 사업진행 속도가 빠르고 개발호재도 다양해 미래가치가 뛰어나다”며 “지난 2013년 이후 전농동과 답십리 일원에 재개발 재건축 등 대규모 단지들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집값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더 이상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관전포인트라는 의견도 나왔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역세권 개발호재가 있고 재개발 사업이 진척되다보니 올해 (동대문구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의 대부분도 재개발에서 나오고 있다”며 “어차피 강북권은 재건축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서울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 전망이 지난해보다 하락 쪽에 방점이 찍혀있다 보니까 이제는 ‘얼마나 더 오른다’의 관점이 아니고 ‘얼마나 방어를 잘하느냐’에 관심이 있다”면서 “지난해 올려놓은 상승분을 더 이상 반납하지 않는 것,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S공인중개업소 대표 역시 “지난해 답십리 파크자이 전용 84㎡가 9억~10억대까지 나왔다”며 “분양 당시 전용 84㎡가 평균 5억5000만원에 공급됐었는데 올해 초에는 8억 중반 매물도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분양된 ‘답십리 파크자이’는 오는 25일 입주를 시작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양가에 3억~4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었으나 올해 초부터는 살짝 주춤한 상태다.

◆ 올해 동대문구서 나올 분양 물량은

부동산 정보 서비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동대문구에서는 757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달 초 이미 청약을 마친 단지의 청약 경쟁률도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흥행했던 터라 올해 동대문구 분양시장의 상승세를 점치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대림산업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5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를 분양했다. 지난 3일 1순위 청약접수가 진행된 결과 249가구 모집에 8307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이 33.36대 1로 나타났다. 도심권에 위치해 뛰어난 직주근접성과 우수한 교통환경, 왕십리뉴타운의 생활 인프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점이 경쟁률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2019년 서울 동대문구 분양 예정단지 현황. 표=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올해 동대문구 분양 예정 단지들은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220가구, 2월, 진흥기업·효성중공업) △래미안(용두6)(1048가구, 11월, 삼성물산) △래미안(이문1)(2904가구, 미정, 삼성물산)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1425가구, 미정, 롯데건설) △청량리동부청과한양수자인(1152가구, 미정, 한양) 등이다.

동대문구 용두동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용두동은 재건축·재개발이 완료되면 왕십리 뉴타운과 함께 새로운 주거지로 주목받을 것”이라며 “5구역에서 공급하는 단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프리미엄만 해도 억 단위로 붙어있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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