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각광받는 재생에너지 산업
재활용품 제품 생산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
폐건축물로 건설한 영국 런던 올림픽 주경기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경기장 건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재활용 폐기물 등을 활용해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1994년 동계올림픽을 치른 노르웨이 릴리함메르와 2000년에 시드니 올림픽을 치른 호주는 주 경기장 신축 예정지를 환경적인 이유로 변경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친환경 경기장으로 환경도 지키는 것이 스포츠 산업의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여기에 경제적 효과까지 거두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친환경 스포츠산업을 통한 경제적 효과는 아직까지 표본이 적어 계량화된 수치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동안 골머리는 앓았던 폐기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 경기장 건설 뿐만아니라 유니폼 등 스포츠용품 제조에도 재활용용품 활용 빈도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친환경 축구팀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

포레스트 그린 로버스는 영국에서 가장 작은 프로 리그인 EFL리그 2에 속한 팀이지만, 탄소배출에 대해서는 가장 관심이 높은 팀이다. 친환경 구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태양 전지 패널과 풍력 발전기를 쓰고 있으며 전기 자동차 충전소도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세계 유일의 유기농 축구 경기장을 돌보는 ‘로봇 정원사’도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설비는 팬들에게 ‘친환경 축구팀’이라는 느낌을 줘,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러한 구단운영방식은 구단주 데일 빈스로부터 나왔다. 친환경 회사 에코트리시티의 설립자인 그는 “영국의 에너지의 30%가 이미 재생에너지이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또 앞으로 세계최초의 100% 목재로 구성된 경기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 재활용 폐기물과 먹다 남은 커피 가루로 제품생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디다스는 5년 안에 9억2000여 개 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재활용을 통해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플라스틱 사용반대 물결에 동참하려는 것이다. 또 다른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도 재활용 및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제품 개발과 환경단체 지원, 무료로 헌 옷을 수선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의 스포츠 웨어 업체 썬드라이드(Sundried)는 재활용 폐기물로만 스포츠웨어를 선보인 바 있다. ‘혁신과 지속 가능 기술이 운영철학’인 이 회사는 폐기된 커피 가루를 저온도, 고압력 환경에서 섬유화한 옷을 제작했다. 이 옷의 특징은 커피의 악취 방지 효과와 일반 면 티셔츠보다 건조속도가 200배 빨라 환경도 살리고 기능도 개선된 제품을 내놓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

사진=썬드라이

◆ 친환경 인조잔디부터 페트병 활용까지 

도구를 필요로 하는 운동이라면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친환경 스포츠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환경도 생각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오롱글로텍은 폐타이어 재활용 고무 분말을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 지 오래다. 대신 친환경 소재의 SEBS 압출칩이나 나무 셀룰로오스 계통의 천연칩의 성능을 지닌 친환경 인조잔디인 ‘코니그린’을 선보였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재생섬유(플라스틱 페트병)로부터 뽑아낸 친환경 소재로 유니폼 상의를 만들어냈던 나이키 2012년과~2013년 축구 유니폼에서는 더욱 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 플라스틱 페트병 8개를 활용해 상의 한 벌을 제작했던 것을 상의는 96% 이상, 하의는 100% 재생폴리에스테르로 제작했다. 또 유니폼 한 벌당 13개의 플라스틱 페트병이 재활용돼 생산됐다. 나이키는 이번 유니폼 제작에 1억 500만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친환경 유산소운동기구도 있다.  비솔 피트니스사업부는 신개념의 건강 문화 확대를 위해 유산소운동기구인 ‘레이스 워커(RACE WALKER)’를 출시했다. 레이스워커는 고가의 런닝머신 대신 모터 소음과 전기료 걱정 없는 친환경의 수동 ‘워킹머신’이다.

◆ 인간과 동물이 공생하는 친환경 올림픽 

지난 1994년 동계올림픽을 치른 노르웨이는 철새 도래지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 부지를 옮기고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천연 동굴 안에 경기장을 건설했다. 또 호주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주경기장 건설 부지에서 토종 개구리가 서식한다는 것을 알고 건설 부지를 변경했다. 호주의 이 같은 행동은 전세계인들을 열광하게 했고, 친환경 올림픽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했던 영국도 주경기장 건설에 폐건축물을 이용했다.

아직 친환경 스포츠가 가야할 길은 멀다. 체육시설을 친환경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시멘트 사용량을 5분의 1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한 업체가 등장해 원가를 줄였지만, 아직 널리 쓰이는 것은 아니다. 또 조명과 냉난방비에 들어가는 에너지도 만만찮다.

◆ 친환경 그린스포츠 경제효과 따져보니

국내에서도 스포츠에서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를 위한 그린스포츠 움직임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내 44개 경기장 등에서 연간 1368개에 이르는 국제대회와 프로스포츠경기 진행을 위해 사용하는 조명과 냉난방비는 수천억원에 육박한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그린스포츠가 전국적 참여를 이끌어낼 경우 4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에너지 사용량인 50만 toe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울산광역시의 1년 전력 사용량과 일치한다. 또한, 효과적인 그린스포츠가 정착될 경우 휘발유 706만7000리터를 절약(약 122억의 경제적 효과)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효과적인 그린스포츠가 정착될 경우, 고효율 조명기구 교체, 인지감지센서 설치 및 단열시공 등 경기장 시설개선 및 경기장 운영방법 최적화로 5494톤CO2를 저감할 수 있다. 또한 관객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및 쓰레기 배출 저감 협조로는 9690톤 CO2를 저감할 수 있다. 총15만3700톤에 해당하는 CO2의 온실가스를 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2년생 소나무 묘목 1382만8000그루의 식목효과(여의도 면적 5배)도 얻을 수 있다.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구소장(생물학자)는 “뜨거운 사막에 만든 중동 국가의 스키장을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 없듯이 지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기후에 맞지 않는 스포츠는 환경과 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의 돈벌이보다 이웃과 내일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스포츠, 눈으로 만족하기보다 다 같이 몸으로 즐길 수 있는 놀이, 그 자리에 친환경 스포츠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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