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왼쪽)과 손흥민이 미소 짓고 있다. LG전자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건강을 지키는 기업=바이엘.'

글로벌 제약 회사 바이엘의 스포츠 마케팅 철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건강을 지키는 기업이 곧 바이엘'이다. 바이엘은 이를 위해 오랜 시간 사회체육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적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엘 레버쿠젠을 꼽을 수 있다.

바이엘은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다. '갈색폭격기' 또는 '차붐'으로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분데스리가에서 활동할 당시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었다. 대를 이어 차 전 감독의 아들인 '차미네이터' 차두리 남자 축구대표팀 전 코치 역시 바이엘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었다. 시곗바늘을 현재로 돌리면 지금의 '캡틴' 손흥민을 있게한 도약대가 된 팀 또한 바이엘 레버쿠젠이다.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손흥민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현 소속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로 이적했다.

바이엘은 본사가 있는 독일 레버쿠젠을 연고로 하는 바이엘 레버쿠젠의 든든한 후원사다. 바이엘의 스포츠 활동 지원 역사를 살펴보면 무려 100년이 넘는다. 시작은 단출했다. 1902년 직원들이 축구 동호회를 만들어 회사에 유니폼 구입 등 각종 비용 지원을 요구했고, 이 것이 바이엘이 스포츠 마케팅에 입문한 계기가 됐다.

1900년대초 레버쿠젠은 독일의 소도시였다. 대부분의 시민이 바이엘의 직원이거나 협력업체 직원 내지는 그 직원의 가족이었다. 바이엘은 직원의 건강 증진 활동을 적극 도우며 지역 스포츠 발전에 기여했다. 취미로 하는 스포츠부터 전문 선수를 육성하는 것까지 적극 후원하며 바이엘은 '건강을 지키는 기업'이라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았다. 펜싱 등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온 건 그 노력의 결과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손흥민(사진)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한 뒤 현재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바이엘 레버쿠젠 홈페이지

바이엘은 기업 홍보와 지역 경제 활성화, 풀뿌리 스포츠 발전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사냥하는데 성공했다. 바이엘의 지속적인 지역 스포츠 후원으로 각 클럽은 코치는 물론 행정 요원 등의 일자리도 늘었다. 바이엘 레버쿠젠 같은 유명 스포츠 구단을 후원하며 기업 이미지를 널리 알린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스포츠 강국 독일의 밑거름이 된 것 역시 성과다.

바이엘은 장애인의 체육 활동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바이엘이 지원하는 30여개 스포츠 클럽에서 400여 명의 장애인이 건강을 다지고 있다. 바이엘의 도움으로 기량을 닦은 장애인 선수들은 장애인 올림픽(패럴림픽)에서 숱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중 바이엘의 휠체어 배구단은 특히 유명하다. 독일 내 장애인 배구단을 석권한 것은 물론이고 유럽과 선수권 등 다수의 대회를 제패했다.

바이엘의 이런 노력은 한국에서도 꽃을 피웠다. 2000년부터 초·중생들의 방과후 축구 클럽인 '차범근 축구교실'을 한국 법인인 바이엘코리아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차범근 축구교실은 우수 인재를 독일로 보내 선진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기업을 표방한 바이엘의 스포츠 마케팅 철학이 이역만리 한국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기업과 지역사회 그리고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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