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언더독’, 당신의 반려견은 행복한가요
[이런씨네] ‘언더독’, 당신의 반려견은 행복한가요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1.2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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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언더독’(16일 개봉)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유기견들의 길고 긴 여정을 다룬 작품이다. 사회에 만연한 유기견 문제와 동물의 자유와 행복에 대한 의미를 되짚는다. 다소 묵직한 주제를 웃음과 감동으로 풀어낸 영리함도 돋보인다.

강아지 뭉치는 어느 날 주인과 함께 인적이 드문 숲에 가게 된다. 주인은 있는 힘껏 공을 멀리 던지고 도망치고 뭉치는 홀로 남게 된다. 며칠 동안 사료도 먹지 않은 채 주인을 기다리지만 헛수고다. 그러던 중 뭉치는 자신과 같은 처지인 유기견들을 만나게 된다. 짱아와 무리들을 만난 뭉치는 함께 어울려 다니며 사람들에게 밥을 얻어먹는다. 그저 배가 고팠을 뿐인데 영업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식당 사장에게 물벼락을 맞기도 한다.

지친 하루하루를 보내던 뭉치는 어느 날 산에 사는 들개 밤이를 만난다. 밤이에게 첫 눈에 반한 뭉치. 뭉치는 밤이를 보며 사람들로부터 해방된 자유가 있는 곳을 꿈꾸게 된다. 마침 뭉치와 짱아 무리가 모여 살던 폐가가 사람들의 손에 의해 허물어지고, 개들은 모두 함께 자유를 향해 먼 여정을 떠난다.

영화 '언더독' 리뷰
영화 '언더독' 리뷰

‘언더독’은 강아지를 물건 취급하는 사람들의 이기심을 꼬집는다. 버려진 줄도 모르고 주인만 찾는 강아지, 무자비하게 버려진 채 로드킬로 생을 마감하는 개, 개들을 개공장에 가두고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냥꾼의 횡포를 보고 있노라면 코끝이 찡해진다.

수없이 많은 위기에 부딪힌 뭉치와 친구들이 도착한 곳은 비무장지대(DMZ)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 누구의 위협도 없는 곳에서 개들은 비로소 자유를 느낀다. 오성윤 감독은 “공간적으로 인간이 없는 유일무이한 공간이자 평화와 자유, 행복이라는 상징적 공간의 시발점으로 DMZ를 넘어가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의 외피를 입었으나 아이들만을 겨냥한 작품은 아니다. 유기견들의 험난한 여정은 짙은 여운을 남긴다. 이춘백 감독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화보다는 모든 가족이 다 볼 수 있는 영화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도경수를 비롯해 박소담, 박철민, 강석, 이준혁, 연지원, 전숙경, 박중금 등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더한다. 특히 도경수는 첫 더빙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표현력과 발성을 자랑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정감을 살린 작화 역시 눈길을 끈다. 기계적인 3D 기법 대신 한국의 풍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비주얼이 돋보인다.

오랜만에 가족 관객이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탄생이다. 개들이 세상을 바라보고, 정체성을 찾아가며 자유와 행복을 갈구하는 모습은 공감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언더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출한 오성윤 감독이 이춘백 감독과 공동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러닝타임 102분.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