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재계 "신동빈 'MS 사업합리화' 언급, 롯데 구조조정 가능성 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저성장 사업 구조조정, 롯데도 검토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19 상반기 LOTTE VCM’ (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이 같이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좀처럼 해고를 하지 않는 롯데 기업문화 특성상 대규모 인력감축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저성장 및 노후화된 사업 중심으로 통폐합을 추진할 거란 관측이 재계에서 나온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VCM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사장단, BU 및 지주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롯데는 2018년부터 매년 상반기 모든 계열사 사장단이 모여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한다. 하반기에는 사업군별로 모여 각 계열사 현안 및 중기 전략을 논의한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침체의 대명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뉴 비전’을 발표한 이후 과감한 변화 및 합리화(구조조정)를 통해 글로벌 시가총액 1위(지난해 말 기준) 기업으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도 미래를 내다보며 혁신을 계속해 성장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며 “사업 합리화 검토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언급한 ‘사업 합리화’를 구조조정이라고 해석한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2017년 7월~2018년 6월(FY18)동안 매출 1100억달러(약 124조9000억원) 이상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말한 ‘사업 합리화’가 무엇인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만, 구조조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는 사람을 해고하지 않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대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업에 대한 통폐합 작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도덕경에 나오는 문구인 ‘대상무형(大象無形)’을 언급했다. ‘무한한 것(道)은 오히려 인간의 감각으로는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급변하는 시대 속 그 형태와 경계를 가늠할 수 없는 미래의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앞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는 그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하다”며 “생존을 위해서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롯데 역시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한다”며 “만약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면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실행을 촉구했다.

이밖에 ‘투자’와 ‘고객 요구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을 역설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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