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극한직업’(23일 개봉)은 팀플레이가 돋보이는 코믹영화다. 주연을 맡은 류승룡부터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까지 배우들이 코믹 연기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다만 촘촘히 짜인 스토리의 코미디를 원한 관객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극한직업’은 실적 부족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마약반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이다. ‘스물’(2015년) ‘바람바람바람’(2018년) 등을 통해 특유의 ‘말맛’ 개그를 선보인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짠내 나는 형사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표현돼 웃음을 안긴다. 마약 잡범을 잡기 위해 창문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고 반장(류승룡), 장 형사(이하늬)는 첫 등장부터 웃음을 안긴다. 기존의 액션영화 속 형사들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현실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실적 부족으로 안팎으로 치이던 고 반장은 우연한 기회로 마약계의 큰 손을 잡을 기회를 잡게 된다. 의리로 똘똘 뭉친 고 반장, 장 형사, 마 형사(진선규), 영호(이동휘), 재훈(공명 역)은 고 반장과 함께 마약 소탕에 나선다. 이들은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 치킨집에 잠입해 이무배의 수하들을 감시하지만 이렇다할 범죄 증거를 찾지 못한다. 결국 이들은 망해가는 치킨집을 직접 운영하며 마약 범죄자들의 동태를 살핀다. 그런데 이 치킨집이 맛집으로 소문나고 만다.

영화 '극한직업' 리뷰/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매일 쏟아지는 손님 탓에 마약반 형사들은 원래 목표를 잊은 채 가게 운영에만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던 중 드디어 마약범들을 소탕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극한직업’은 코미디 장르에 충실한다. 마치 관객을 웃기기 위해 작정한 듯하다. 웃음 타율이 매우 높은데 이병헌 감독의 ‘말맛’ 개그에 배우들의 슬랩스틱이 더해진다. 류승룡을 비롯해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캐릭터들의 개성도 제각각이다. 영화 안에서 훨훨 날개를 편다. 신선한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극한직업’만의 매력이다.

코미디도 다양하다. 류승룡의 짠내 나는 생활 코미디, 로맨틱 코미디, 몸싸움 코미디 등 다양한 코미디들이 더해져 웃음을 자극한다.

다만 악인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선사하는 쾌감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코미디 장르에 충실하다 보니 액션신에도 카리스마가 없다. 악인을 소탕하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캐릭터들의 매력은 충분히 살린 영화지만, 스토리 짜임새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마약반 형사들의 위장 창업과 범인 소탕 과정이 길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느슨한 스토리가 발목을 잡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코미디 영화 특유의 신파 코드가 없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끝까지 웃음을 주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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