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해 9월 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29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복동 할머니가 전일 오후 10시 41분 영면에 들었다. 김복동 할머니는 3주 전부터 암 투병으로 이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정의연에 따르면 김복동 할머니는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출생, 1940년 만 14세의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됐다. 이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 끌려다니며 ‘성노예’로 피해를 입었다. 

김복동 할머니는 1992년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며 여성 인권 운동의 길을 걸었다. 이듬해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하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증언을 이어갔다. 

정의연은 “김복동 할머니는 수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징이었다”며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제대로 된 배상을 요구해온 인권 평화 활동가였다”고 전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2012년 3월 8일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일본대사관 앞에 서서 우리에게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키라고 싸우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금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보고 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잘 알고 있다”며 “여성들을 돕고 싶다”고 말해 울림을 선사했다.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위안부 피해자 이모 할머니가 별세했다.

장례식은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진행된다.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조문은 29일 오전 11시부터 이뤄지고 있다. 발인은 2월 1일이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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