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대통령 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이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대통령 직속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이 지난 28일 청년들에게 “취직이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라”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가보면 ‘해피조선’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동 순방 후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 진출을 해보세요”라며 “다 어디 갔느냐고, 다 중동 갔다고”라는 발언을 잇는 ‘막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철 보좌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조찬간담회’에서 인도네시아·태국에서 일고 있는 한국어 시험 열풍을 두고 “국립대학 국문과를 졸업하면 요즘 취직이 안 되는데 저는 그런 학생들을 왕창 뽑아 인도네시아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아세안 국가에 가면 한국 학생들을 붙들고 어떻게든 한글을 배워보기 위해 난리”라고 덧붙였다. 

또 50~60대 장년층을 향해 “50대, 60대가 한국에서 할 일 없다고 산에나 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 국가로, 인도로 가셔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사례를 언급 “처음에는 구조조정됐던 분”이라며 “베트남에서 새로운 축구 감독이 필요하다고 해서 갔고, 인생 이모작이 대박을 터뜨렸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보좌관의 막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영업자에겐 “힘들다고 하는데 왜 한국은 아세안에 안 나가나”라며 “왜 이 경제대국에서 식당들이 국내에서만 경쟁하려고 하나”라고 했다. 농민들을 향해선 “우리나라 딸기·배 등이 아세안에 많이 팔리고 있는데, 농산물 수입을 기를 쓰고 반대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이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김현철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신남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쳤다”며 “저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누리꾼들은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발언이 맞느냐’, ‘청와대를 떠나라’, ‘김현철 보좌관이나 아세안으로 갔으면 좋겠다’, ‘어려운 나라 경제 사정에 경제보좌관이 할 말이냐’, ‘저런 사람에게 나가는 내 세금이 아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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