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환 기자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배우 김혜윤(23)이 배우 생활 7년 만에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김혜윤은 JTBC 금토극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이하 '스카이 캐슬')에서 한서진(염정아 분)과 강준상(정준호 분)의 큰딸이자 신아고 전교 1등 학생 강예서 역을 맡아 '엄친딸' 표본을 보였다. 서울 의대에 집착하는 독기 어린 모습부터 혜나(김보라)의 죽음 이후 다양한 감정 연기를 표출해 극의 몰입을 높였다. 2013년 데뷔 후 OCN '나쁜 녀석들', tvN '도깨비',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등으로 차근차근 쌓은 경험이 'SKY 캐슬'에서 진가를 발휘한 셈이다. 부지런히 성장해 온 김혜윤은 앞으로 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혜윤은 "롤모델이 없다. 여러 선배님들의 장점을 골고루 본받아 나만의 연기 색깔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혜윤=강예서'로 보일 정도로 연기가 완벽했다.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나.
"사전에 감독님께서 '예서가 서울 의대에 목매단 독한 아이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초반에 잡은 포인트는 엄마 앞에선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인데, 다른 사람들 앞에선 할 말 다 하는 거였다. 그러다 우주(찬희)를 만나 무너졌고, 이후 혜나의 죽음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그 뒤로는 예서가 달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머리에 달던 리본, 머리띠 다 빼고 상황에 집중했다."

-예서는 공주풍의 옷차림이 상징적이다. 실제 즐겨 입는 패션 스타일은 무엇인가.
"콘셉트 회의를 할 때 예서가 학생이다 보니 교복은 깔끔하게 입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부잣집 딸인 건 어떻게 표현할까 논의를 하다가 리본이나 머리띠, 신발, 가방 등의 얘기가 나와 엄친딸 패션이 완성됐다. 실제로는 편한 트레이닝복이나 바지를 선호한다. 치마를 이렇게나 많이 입은 적은 처음이다. 초반엔 낯설었는데, 나중엔 예쁜 옷들을 많이 입어 은근 좋았다."

-엄마, 아빠 역의 염정아, 정준호가 잘 챙겨주던가.
"너무 잘 챙겨주셨고, 배울 점도 너무 많으시다. 정준호 선배님은 손에서 대본을 놓지 않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본받아야겠다고 느꼈다. 염정아 선배님은 실제로 엄청 다정다감하시고 털털하시더라. 장난도 많이 치신다. 그래서 모녀의 케미가 더 도드라졌던 것 같다."

임민환 기자

-극 중 혜나랑 신경전이 뜨거웠다. 실제 둘 사이는 얼마나 가까운가.
"실제로는 너무 친하다. 보라 언니랑 친해지게 된 시점은 혜나가 예서 집에 들어오면서다. 사건도 많았고, 서로 부딪히는 일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얘기할 시간도 많았다. 언니가 먼저 다가와 줬고, 장난도 많이 걸어줬다. 언니 성격이 워낙 재미있고, 쾌활하다 보니 금방 친해진 것 같다. 서로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와 싸우는 장면에서 볼 깨물고 웃음 참은 적도 있다."

-만약 혜나 역을 맡았더라면 어땠을까.
"지금의 혜나랑 다른 느낌이 나왔을 것 같다. 둘이 역할을 바꿔 연기했으면 또 다른 케미가 그려져 재미있었을 것 같다."

-극 중 카리스마 넘치는 김서형의 실제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김서형 선배님을 처음 뵌 곳이 김주영의 명상실이었다. 장소도 그렇고, 선배님의 스타일링도 그렇고, 김주영 선생님으로 다가와 무서웠다. 막상 대화를 나눠보니까 김주영과는 정반대였다. 다정하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우주-기준-서준 중 실제 본인 이상형에 가까운 인물은 누구인가.
"예서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황우주다. 개인적으로는 기준이처럼 유머러스하고, 서준이처럼 자상하고, 우주처럼 한결같은 남자가 인상형이다.(웃음) 세 명의 장점을 골고루 섞으면 이상적인 남자가 될 것 같다."

임민환 기자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 연기가 풍부해지더라. 힘든 점은 없었나.
"사물함에서 짐 챙기는 장면이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짐을 싸는 건 상징적인 의미였다고 생각한다. 짐을 챙기면서 그간의 사건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러면서 힘든 걸 공유할 친구가 없다는 점, 자퇴를 고민할 때도 그렇고, 자퇴한다고 말할 친구가 없다는 점이 힘들었다. 우주 사물함에 포스트잇을 붙을 때도 우주는 친구가 많구나라는 느낌이 들면서 상대적인 외로움을 느꼈다. 또 혜나가 아빠가 결혼 전 낳은 딸이라는 걸 알고 '콩가루 집안이잖아!'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힘들었다. 그날 혜나한테 뺨도 맞고 하루 종일 소리 지르고 우는 장면이 많았다. 소리를 너무 질러서 나중엔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 그때 '아, 긴 호흡을 할 땐 체력적인 부분을 관리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었다."

-'해피투게더 4'에서 이온음료 CF를 찍고 싶다고 언급했다. 가장 찍고 싶은 광고는 무엇인가.
"음료든 뭐든 뭔가 마시는 연기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맥주도 좋지만, 'SKY 캐슬'에서 학생 역을 맡았기 때문에 이온음료가 딱 어울릴 것 같다.(웃음) 네티즌들이 꼽은 'SKY 캐슬 아역 예상 CF'도 본 적 있다. 완구류에 내 얼굴이 합성돼있더라. 재미있게 봤다. 장난감 광고도 잘 찍을 자신이 있다."

-연기 말고 올해 목표가 있다면.
"이번에 'SKY 캐슬' 촬영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체력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필수로 하려고 한다. 사실 최근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체력도 기르고 몸매도 예쁘게 가꾸겠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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