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아래 신세계백화점.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솔이 기자] 백화점주(株)가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 맥을 못추고 있다. 백화점 성장세가 이어졌으나 면세점 부문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면세점 부문 실적 불확실성에 백화점 기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5분 현재 현대백화점은 전 거래일 대비 4100원(4.28%) 내린 9만1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세계 또한 같은 시각 전날보다 9000원(3.39%) 하락한 25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 면세점 경쟁 심화…백화점 실적에 직격탄

이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이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7일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87억원을 기록, 1년 전 동기 대비 15.4% 줄었다고 공시했다.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였던 11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난 1238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명품·리빙·식품 상품군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기존점 성장률 또한 2.5%을 기록했다. 반면 면세점 부문의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면세점 경쟁 심화에 따라 프로모션 비용과 송객수수료가 증가했다”며 “면세점 개점에 따른 일회성 광고비용이 15억원 발생했고 인건비가 39억원으로 1~3분기 평균(30억원)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실적을 발표한 신세계 역시 면세점 부문 실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한 1338억원으로 시장 예상치(146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부문의 적자 전환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연결자회사 일회성 비용 등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며 “면세점 부문의 경우 공항점의 임대료 상승, 시내점의 연말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사진=연합뉴스

◆ 면세점 실적 불확실성…목표주가 하향 조정

증권업계에서는 백화점주가 반등하려면 면세점 부문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가시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백화점 종목들이 본업인 백화점 부문 실적보다는 면세점 업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서다.

그러나 올해 면세점 업황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면세점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인 단체관광객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전자상거래법 시행과 함께 줄어드는 보따리상(따이공·代工)의 자리를 단체관광객이 채우면서 면세점 간 송객수수료 및 프로모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 업황 악화에 따라 면세점 부문 실적이 반영되는 백화점주에 대한 증권업계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현대백화점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정현 연구원은 “면세점 부문 적자를 만회하기엔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 개선 정도가 약하다”며 “면세점 적자가 연간으로 반영되는 올해부터 주가는 면세점 실적 개선 시기·강도에 연동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 또한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8000원에서 12만원으로 내렸다.

신세계의 경우 DB금융투자가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4만원으로 조정했다. 차재헌 연구원은 “인천점 백화점의 실적 제거와 면세점 부문의 수익성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면세점 사업에 대한 지나친 낙관적 전망을 수정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고 목표주가를 34만원으로 내렸다”고 진단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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