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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신정원 기자] 배우 염정아에게 JTBC 금토극 'SKY 캐슬'이란 뒤늦게 찾아온 복덩이다. 딸의 성공적인 입시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엄마 한서진으로 분한 염정아는 캐릭터의 입체적인 매력을 빈틈없이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때로는 서늘한 긴장감을, 때로는 가슴 저릿할 정도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남녀노소 불문 전 연령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특히 '아갈머리', '쓰앵님' 등 숱한 유행어로 젊은 팬들의 입덕(팬으로 새롭게 유입)을 유발했다. 염정아는 "젊은이들이 밀어주는 힘은 조금 더 파워가 있다. 든든하다"라고 웃음 지었다.
 
-'SKY 캐슬' 끝나고 어떻게 지내고 있나.
"최근 화보 촬영으로 발리에 다녀왔다. 발리에서 쉬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오랜만에 콧바람을 쐤다. 마지막 회 역시 발리에서 스태프들과 시청했다. 발리에서 놀란 게 거기서도 'SKY 캐슬'이 인기더라. 해외에서 이 드라마를 봤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한인 팬들과 현지인들이 공항에 환영 인사 차 나와 깜짝 놀랐다."
 
-딸의 서울 의대 합격에 목숨 건 엄마 '한서진'을 연기하면서 공감된 부분이 있었나.
"'모성'이다. 엄마든 엄마가 아니든 공감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서야, 엄마는 네 인생 절대 포기 못해'라는 대사를 했을 때 많이 와닿았다."
 
-실제 자녀 교육은 어떻게 시키는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아직 초등학생이라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단어를 드라마 대본 보면서 처음 접했다. 정시, 수시, 학종 등 입시와 관련된 내용들은 먼 얘기로만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교육열이 이렇게나 뜨겁구나 생각했다. 연기자로서 또 시청자로서 드라마를 보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아이들을 키울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겠다고 느꼈다. 지금은 학원, 학습지 교육을 하는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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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남편 역시 정형외과 의사다. 드라마를 본 남편의 반응은 어떤가.
"시청자로서 재미있게 보더라. 애들 신경 쓰지 말고 연기에 집중하라고 응원해줬다. 힘이 많이 됐다."
 
-중년의 여성 배우들이 중심이 된 작품이었다.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다.
"40대의 여성들이 극을 이끄는 만큼 배우들끼리 파이팅이 넘쳤다. 작품이 잘 되든 그렇지 않든 의미가 있다고 여겼다. 우리가 잘 해야 앞으로 이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작품을 더 다양하게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역배우 김혜윤(강예서 역), 김보라(김혜나 역)와의 호흡은 어땠나.
"예서랑 있을 때 연기 몰입이 가장 잘 됐다. 한서진이란 인물이 워낙 다른 사람한테는 속을 보이지 않지만, 예서랑 있을 땐 밑바닥까지 다 드러낸다. 그런 한서진 캐릭터에 대해 예서도 잘 이해하고 연기해줘서 편하게 호흡 맞춘 것 같다. 혜나와의 연기는 사실 쉽지 않았다. 연기지만 어린 10대 친구와 마찰을 겪는다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SKY 캐슬'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을 맞았다. 이에 아쉬워하는 팬들도 있는데 어떤가.
"시청자분들이 어떤 것에 불만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한다. 개인적으로도 비극적인 결말을 생각해봤지만, 이 결말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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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앵님', '아갈머리' 등 유행어가 많이 나왔다. 
"'쓰앵님'이 내 유행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줄임말 같은 건 줄 알았다. 나중에서야 내가 한 말이라는 걸 알았다. 분명 '선생님'이라고 했는데, 말을 빨리 해서 '쓰앵님'처럼 들린 것 같다.(웃음) '아갈머리'는 대본 보고 알게 된 말인데, 너무 재미있었다.  모르는 단어라 찾아봤는데 실제 사전에 있는 말이더라."
 
-'SKY 캐슬'은 염정아 인생에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
"먼저 작품을 통해 젊은 팬들이 생겨 든든하다. 젊은이들이 밀어주는 힘은 좀 더 파워가 있다. 적극적으로 표현해주니까 힘이 난다. 사실 영화 '완벽한 타인' 때부터 젊은 팬들이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작품의 운인 것 같은데, 정말 든든하고 좋다."
 
-이미 대배우지만, 그럼에도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다면.
"김혜수 선배,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닮고 싶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후배들 상 탈 때마다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모습을 보고 저런 여유는 어디서 나올까 감탄했다. 나 살기 바빠서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한 적이 있었나 돌아보기도 했다. 혜수 선배의 후배 사랑을 배우고 싶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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