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UV 대세 속에 경차 판매량 급감

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경차 수요 끌어 올릴 것"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일자리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현대자동차의 '광주형 일자리' 참여가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경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지 주목된다. 실제로 국내 경차 시장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한때 저렴한 유지비와 가격 그리고 각종 혜택 때문에 '국민 차'로 큰 사랑을 받았던 경차는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 속에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찬밥' 신세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형 일자리, 경차 부활 이끌까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경차 시장은 최근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현대자동차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 참여가 그것이다.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소형SUV와 경차 중간 크기의 SUV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낮은 수익성으로 경차를 포기해 왔다.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 도입으로 '반값 연봉'이 현실화되면서 경차 시장에서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광주형 일자리로 생산된 경차가 시장의 반응을 이끌 수 있을지 여부다. 이미 비슷한 등급의 소형SUV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코나를, 기아차는 니로, 쌍용차는 티볼리로 소형SUV 왕좌를 놓고 경쟁 중이다. 광주형 일자리표 경차가 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제 몫을할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가 경차 부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요가 증가하는 SUV로 신차를 개발해 승용차 중심 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차 수요를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로 연 7만대 규모의 경차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찬밥' 신세 된 경차

찬밥 신세가 된 경차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지표는 단연 판매고다. 모닝과 스파크 등 국내 대표 경차의 판매고는 매년 두 자릿수 감소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모닝'은 지난해 5만9397대 팔렸다. 2017년 7만1917대보다 17.4% 줄어든 수치다. 한국GM의 '스파크' 역시 지난해 3만9868대를 팔며 2017년 4만7244대와 비교해 15.6%나 줄어든 판매량을 보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2012년 내수 판매된 승용차 중 17.3%가 경차였다. 취·등록세 면제에 종합보혐료 10%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요금 50% 감면 등 각종 혜택이 경차 판매를 부추겼다. 하지만 경차 판매는 곤두박질 중이다. 각종 혜택이 여전하지만 시들해진 인기 탓에 지난해 경차가 전체 승용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한 자릿수인 9.8%로 줄었다.

한때 전체 승용차 등록대수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경차는 지난해 한 자릿수대로 추락했다. 연합뉴스

◆대세가 된 SUV

경차 판매 감소의 주요한 원인은 단연 SUV로 소비자들의 취향이 옮겨간 것을 꼽을 수 있다. 경차의 빈자리는 SUV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SUV는 모두 51만9886대로 2017년과 비교해 12.7% 늘었다. 특히 소형SUV가 경차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했다. 경차와 비교해 넓은 적재공간과 높은 차체 등 SUV의 장점을 살려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했다. 주요 완성차 브랜드 역시 이런 대세에 올라타며 다양한 소형SUV 차량을 내놓고 있다.

반면 경차는 이렇다할 신차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완성차 업체는 1년에 한 번 신차를 내고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등 기존 모델을 개선해 상품성을 높여 출시한다. 하지만 경차는 예외다. 국내 대표 경차로 꼽히는 모닝과 스파크는 최근 몇 년 사이 신차 내지는 신차급 변경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이 예전만 못하니 업체들 역시 경차 개선에 소홀했고, 이는 경차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악순환이다. 여기에 경차의 낮은 판매수익 역시 이런 악순환에 힘을 보탰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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