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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솔이 기자] 이번주 국내증시는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미중 무역협상, 안정적 환율 흐름 등이 꼽힌다. 반면 차익실현 매물 부담, 1분기 국내 기업 실적 둔화, 미국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가능성 등은 지수 하락을 이끌 수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150~2260이다. 지난 15일 지수는 전주 대비 0.87% 오른 2196.09에 마감했다.

◆ 미·중 무역분쟁 우려 완화…IT 업종 호재

시장에서는 ‘90일 무역협상’ 시한인 다음달 1일을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 진전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양국은 지난 15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2차 고위급 무역회담을 진행한 뒤 협상에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간다. 무엇보다 양국 정상이 무역협상 타결 의지를 보이는 만큼 협상 성과가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간 내 쾌도난마식 무역협상 타결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중국 측의 전향적 입장 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미·중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하면 휴전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며 “이는 글로벌 증시 안도 랠리의 추세화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따라 정보기술(IT) 업종이 호재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종의 경우 신흥국 자급 유입과 글로벌 IT업종 지수에 연동되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현재 신흥국 패시브·액티브 자금이 미·중 무역분쟁 민감도가 높은 국가의 IT업종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1월 FOMC 회의록,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약화 기대”

오는 21일에는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또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다수 연준 위원들이 연설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FOMC 회의록에서는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의 조기 종료에 대한 연준의 구체적 의견을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이재선 연구원은 “지난달 FOMC 회의록을 통해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재차 약화된다면 신흥국 증시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FOMC 회의록과 연준 위원들의 연설에서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진다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완화적 태도가 지속되겠으나 금융시장의 상황에 따라 미묘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미국 경기가 양호하다는 발언이 이어지는 만큼 현재 경기 상황에서는 올해 1번, 내년 1번의 금리인상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달러 강세 지속…신흥국 자금 유입 제한

문제는 이처럼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되는 가운데 ‘달러화’가 신흥국 증시의 새로운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럽 경기 침체에 따라 유로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신흥국 자금 유입을 제한할 수 있다.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6원 오른 1128.7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월 2일 연초보다 0.87% 오른 수준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국내증시가 가파르게 반등한 이후 외국인 매수세와 상승 탄력이 다소 주춤해졌다”며 “지난달 FOMC의 ‘비둘기파’ 전환에도 달러 강세가 진행됐고 ‘강(强) 달러’를 수반한 조정이 진행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고 설명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유입은 달러 약세와 밸류에이션 매력에 기반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자금 유입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선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 요인이 점차 부각될 것”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연준이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미국 재정적자 악화로 달러화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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