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설립 등 게임 공동 사업 추진
전세계 e스포츠 산업 매년 35% 고속 성장
박정호 SKT 사장(좌),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우)/사진=SKT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명문 e스포츠 구단 ‘T1'을 운영 중인 SK텔레콤(SKT)이 세계적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Comcast)와 손잡고 e스포츠계 'FC바르셀로나' 만들기에 나선다.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e스포츠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세계에 SKT 브랜드를 알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T는 컴캐스트와 e스포츠·게임 공동 사업과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설립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은 세계 최대 모바일 기기 및 기술 전시회인 ‘MWC 2019’ 개막 전날인 24일(현지시간) 체결됐다.

그동안 국내 기업이 e스포츠 구단을 직접 운영하거나 스폰서십을 통해 마케팅·홍보에 활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e스포츠 전문 기업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팀 공동 운영 △콘텐츠 공동 제작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박정호 SKT 사장은 “e스포츠, 미디어 등 New ICT 사업 확대를 함께할 든든한 동반자를 얻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강화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인기 프로게이머 페이커/사진=OSEN

◆SKT, 왜 e스포츠인가

과거 인정받지 못했던 e스포츠는 현재 전세계 2억 명 이상이 즐기는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전세계 e스포츠 산업이 지난해 8억6900만 달러(한화 약 1조원)에서 2022년 29억63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로 매년 35% 수준으로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90년 역사 축구리그 스페인 ‘라 리가’의 연간 시장 규모인 약 28억 달러(약 3조1000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팬들이 많아지자 공룡 기업들도 e스포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디즈니는 2017년 e스포츠 중계권을 보유한 인터넷 방송 밤테크(BAM Tech)를 3조원에 인수했다. e스포츠 잠재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구글은 유튜브와 손잡고 e스포츠 방송을 시작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2014년 트위치를 1조1000억원에 사들이며 "e스포츠는 '대박' 가능성이 큰 차기 먹거리 산업(the next big thing)"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e스포츠에 몰린 이유는 그만큼 ‘돈 냄새’가 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알아본 SKT도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회사는 2004년 T1을 창단한 후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 그라운드’, ‘하스스톤’ 3개 게임 프로선수단을 운영 중이다. e스포츠계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인기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이상혁)도 T1 소속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e스포츠 시장의 경제 효과는 약 2300억 원으로 생산유발효과가 1637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633억 원에 달한다.

한 산업이 지닌 광고 효과를 대략 가늠할 수 있는 스폰서 시장 규모는 212억 원이었다. 야구, 축구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인 것이다.

컴캐스트와 손을 잡은 SKT는 한국, 미국, 유럽에서 글로벌 e스포츠팀 운영을 추진하고 중계권,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 현장/사진=OSEN

◆SKT, 컴캐스트 손잡은 이유는

SKT와 글로벌 e스포츠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컴캐스트는 시가총액 약 174조원, 연매출 약 110조원을 올리는 세계적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케이블TV 방송회사이자 미국 1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로 5400만 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도 익숙한 미디어·콘텐츠 기업 ‘NBC유니버셜’ ‘드림웍스’ ‘SKY’ 등 위성 방송사와,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도 가지고 있다.

SKT는 컴캐스트의 세계적인 미디어 역량을 활용해 e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유통은 SKT 미디어 플랫폼과 컴캐스트의 스포츠 방송채널 등을 활용한다. 주 소비층인 전세계 10~30대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신규 사업도 추진한다.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은 “e스포츠 사업을 글로벌로 확대할 수 있는 값진 협력을 맺었다”며 “SKT와 함께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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