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GTX 개통 전에도 웃돈…상승여력 충분해
‘땅 위의 지하철’ BRT 접근성에 따라 가격·청약 경쟁률 차이

[한스경제=김서연 기자] 교통 여건이 집값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면서 최근 교통 호재로 꼽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Great Train Express)와 간선급행버스(BRT·Bus Rapid Transit) 카드를 쥐게 된 신규 분양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곳과 인접한 지역의 단지들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가 될 정도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GTX A, B, C 노선. 국토부는 수도권 외곽지역과 서울 도심 주요거점을 20분대로 연결하는 GTX를 2025년까지 구축, 수도권 통근시간을 최대 80% 이상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연합뉴스

◆ GTX 인근 단지, 웃돈만 ‘3억원’

GTX는 최고 시속 200km, 평균 시속 100km로 주행하는 열차다. A·B·C 3개 노선으로 건설된다. GTX A노선은 오는 2021년 개통할 예정이며, C노선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B노선의 예타는 연내 마무리 될 전망이다.

GTX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GTX 노선이 들어서는 지역의 아파트 값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A노선의 킨텍스역과 가까운 킨텍스 꿈에그린 아파트는 지난 2015년 5월 분양됐다. 당시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4억9060만원 수준이었으나, 국토부 실거래가 조회에 따르면 1월 현재 이 단지의 전용 84㎡ 분양권은 7억8722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단지가 입주에 돌입하지 않았음에도 3억원 가까운 웃돈이 붙은 것이다. 입주 이후 GTX 노선이 개통할 예정이라 상승여력은 아직도 충분하다고 부동산 시장은 분석한다.

청약시장에서도 GTX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인기는 증명된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청약성적을 기록한 곳은 GTX A노선 동탄역 인근에 위치한 ‘동탄 유림노르웨이숲’이었다. 이 단지는 도보로 동탄역을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주목받았다. 실제 청약에서도 20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8029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평균 184.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연말을 기점으로 A노선과 C노선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올해도 GTX노선 인근에서 분양에 나서는 단지들이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A노선이 정차하는 성남역 인근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 판교역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A노선의 기점인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중흥건설이 오는 3월 운정 중흥S-클래스를 분양한다. 1262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GTX 운정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탄역 인근에서는 대방건설이 화성동탄 2차 대방디엠시티를 분양할 계획이다. 아파트 531가구와 오피스텔 820실로 이뤄진 주상복합 단지다.

C노선 정차역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청량리역과 수원역 인근이다. 롯데건설은 3월 청량리 4구역을 재개발하는 주상복합단지인 롯데캐슬SKY-L65를 분양할 계획이다. 최고 65층의 초고층 단지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역 인근에서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수원 고등주거환경개선 A1블록에서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를 분양할 계획이다.

롯데캐슬SKY-L65 투시도. 사진=롯데건설

◆ 지하철 잇는 또 하나의 역세권 ‘BRT’

‘땅 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BRT 역시 접근성 여부에 따라 아파트 값이 오르는 중이다. BRT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주요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급행으로 버스를 운행시키는 시스템이다. BRT의 접근성에 따라 가격이나 청약 경쟁률이 차이를 보이면서, BRT는 지하철에 이은 또 하나의 역세권으로 분양시장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인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세종시 BRT 정류장과 인접한 소담동 3-3생활권 ‘모아미래도 리버시티’(2016년 8월 입주)의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분양가(2억4320만원)보다 약 2배가량 오른 4억9400만원에 거래됐다. BRT가 다니는 청라에서도 시세는 올랐다. BRT 정류장 인근 입지가 부각된 인천시 서구 연희동 ‘호반베르디움 3차’(2011년 10월 입주)의 전용 84㎡는 지난 1월 2017년 12월(4억원) 대비 7750만원 오른 4억7750만원에 거래됐다.

BRT의 영향은 분양시장에서도 드러났다.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태영건설·한림건설)이 지난해 4월 세종시에서 분양한 ‘세종 마스터힐스’는 BRT 노선을 이용해 세종시 내에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평균 18.1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해 10월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부산에서 선보인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의 경우 부산 내성~송정 BRT 이용의 편의성이 높게 평가 받으며 평균 17.2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세대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분양시장에서는 앞으로도 BRT 정류장과 인접한 단지가 계속해서 나온다.

신영은 4월 인천시 서구 가정동 일원 루원시티 주상복합 3블록에서 ‘루원 지웰시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BRT가 인접해 서울 및 주요 인근 지역으로 이동이 쉽다. 인천 지하철 2호선 가정역 인근에 위치한 이 단지는 향후 7호선 루원시티역(가칭)이 개통되면 더블 역세권을 누릴 수 있다.

삼호와 대림산업은 지난달 인천시 계양구에서 효성1구역 재개발 단지인 ‘e편한세상 계양 더프리미어’를 분양했다. 이 단지는 인천 청라~화곡역~가양역을 오가는 BRT와 인천지하철 1호선 작전역을 모두 단지 가까이서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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