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박성현은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로고 위치로 본 골프 후원의 모든 것
LPGA 박성현은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로고 위치로 본 골프 후원의 모든 것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3.07 0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폰서 로고 명당은 ‘모자 정면’
박성현 모자 정면에는 '솔레어(SOLAIRE)' 로고
후원 선수 선택 기준은 대개 ‘성장 잠재력’
필리핀 기업 솔레어 리조트 앤 카지노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은 박성현의 모자 정면과 왼쪽 팔에는 ‘솔레어(SOLAIRE)’가 새겨져 있다. /임민환 기자
필리핀 기업 솔레어 리조트 앤 카지노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은 박성현의 모자 정면과 왼쪽 팔에는 ‘솔레어(SOLAIRE)’가 새겨져 있다. /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골프웨어에 붙은 ‘스폰서 로고’의 수는 선수의 실력과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대체로 로고가 많을수록 실력이 좋고 인기 있는 골퍼다.

선수들을 취재해 본 결과 매년 대회수가 30개 안팎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의 한 시즌 경비는 6000만~8000만 원 수준이다. 대회가 20개 이내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선수들은 한 해 3000만~5000만 원 정도의 경비를 지출한다. 선수들은 막대한 경비를 감당하기 위해 스폰서가 필요하며 스폰서는 자사 홍보를 위해 후원할 대상을 찾는다. ‘상생 관계’인 것이다.

◆스폰서 로고 명당은 ‘모자 정면’

스폰서 로고의 위치는 철저한 계산에 의해 정해진다. 선수의 신체 어느 부위에 붙느냐에 따라 후원 단가는 천차만별이다. 중계 방송사의 카메라 앵글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흔히 가장 눈에 잘 띄는 모자 정면이 후원 단가가 가장 비싼 곳이다. 모자 정면은 메인 스폰서의 차지가 된다. 나머지는 서브 스폰서들이 나눠 갖는데 선수가 오른손 잡이인 경우 샷을 날릴 때 화면에 많이 비춰지는 왼쪽 가슴 부위가 2번째로 비싼 곳이고 왼쪽 소매와 모자 왼쪽 등이 뒤를 잇는다.

필리핀 기업 솔레어 리조트 앤 카지노와 한국여자골프 역대 최고액인 연간 35억 원 수준으로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은 박성현(26)의 모자 정면과 왼쪽 팔에는 ‘솔레어(SOLAIRE)’가 새겨져 있다. 모자 챙에는 명품 스포츠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 모자 오른쪽 옆면에는 과거 메인 스폰서였던 넵스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오른쪽 깃(고진모터스)과 왼쪽 가슴(LG 전자), 오른쪽 가슴과 팔(빈폴골프), 오른쪽 어깨 뒷면(대한항공), 허리띠(드루벨트), 골프화(나이키)에도 유수 기업들의 로고가 박혀 있다. 골프 스타들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인 셈이다.

스폰서들 가운데는 선수와 의리로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도 있다. 넵스의 고위 관계자는 본지에 “이전 메인 스폰서였던 만큼 박성현은 친정식구 같은 느낌이 강하다. 때문에 그가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서브 스폰의 배경을 설명했다. 사측의 비전과 이미지가 선수와 부합해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창호전문기업 PNS와 계약이 만료된 후 얼마 전까지 민 모자를 쓰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활동을 이어가던 양희영(30)은 6일 우리금융그룹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양희영의 성실성, 도전 정신, 성장 가능성 등을 높게 평가하고 즉시 후원을 검토했다. 계약 조건은 2020년까지다”라고 전했다.

◆후원 선수 선택 기준은 대개 ‘성장 잠재력’

중견 이하 규모의 스폰서 기업들은 대개 ‘가성비’를 중요시한다. 한 골프웨어 업체 관계자는 ‘어떤 기준으로 후원할 선수들을 찾느냐’는 물음에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1순위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골프웨어 업체 관계자는 과거 만개하지 않았던 이정은(23)이나 장이근(26)을 서브 스폰하려 했지만 경쟁업체가 이미 선수를 쳤다는 후일담을 털어놨다. 대기업 산하 골프단들은 자금력이 막강한 만큼 거물급의 선수들을 후원하려 하는 게 보통이지만, 그 중 한화골프단은 잠재력 있는 선수들의 성장 또는 하향세를 걷는 선수들의 재기를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상균(49) 한화골프단 감독은 본지에 “한화는 특별한 스타가 아닌 선수들이 보금자리로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스폰서 계약을 진행할 때 매니지먼트에 모든 과정을 일임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상급 스타인 오지현(23)은 지난해 12월 말 전화 통화에서 “같은 달 31일까진 스폰서의 재계약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면서도 “협의 과정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오지현은 새해 시작과 함께 KB금융과 재계약을 맺었다. 이성환 세마스포츠마케팅 대표 역시 “여러 곳과 스폰서 계약 논의가 오갔던 지난 2~3개월 동안 박성현은 단 한번도 그와 관련해 물은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잘나가는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이 얻는 직간접적인 이익은 크다. 거대 기업이 아닌 상황에서 소속 선수가 활약하거나 인기가 있으면 그 홍보 효과는 더욱 쏠쏠하다. 과거 박인비(31)의 서브 스폰서였던 골프웨어 와이드앵글의 한 관계자는 “박인비의 의류 후원으로 얻는 대략적 광고 효과가 약 100억 원으로 추산된 적이 있다. 영업 매출로 직결된 것은 아니었지만, 회사 광고나 이미지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귀띔했다. 과거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 역시 ‘미녀 골퍼’ 안신애(29)를 메인 후원하며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