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우상’은 막다른 상황을 만났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지 되묻는다. 각기 다른 우상을 좇는 세 인물들의 심리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낸다.

7일 오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우상’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이 참석했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한공주’ 이후 ‘우상’으로 돌아온 이수진 감독은 “오랫동안 한국사회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벌어지는 걸 보면서 그 시작이 어디일까를 고민했다. 저 나름대로 생각했던 게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한석규가 정치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는 구명회로 분했다. “비겁한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전력질주하는 인물로 표현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설경구가 아들을 잃은 유중식으로 분해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펼쳤다. “유중식의 감정은 기승전결이 있는 게 아니고 치고 나가야 하는 감정이었다. 감정을 늘 끌어올린 상태에서 현장에 와야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 캐릭터에 대해 “처음에는 유중식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이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천우희가 조선족 련화로 분해 강렬한 연기와 연변 사투리를 펼쳤다. “련화를 만들어가며 상상을 많이 했다. 강하고 센 캐릭터를 많이 해봐서 이번에도 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련화라는 인물을 6개월 동안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세 인물들은 서로 다른 목표와 우상을 향해 달려간다. 한석규는 구명회의 우상에 대해 “가장 (우상이) 또렷하게 보이는 인물이다. 학연, 지연에서 밀리는 인물이 어떤 이유 때문에 자신의 꿈을 펼치는 와중에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라며 “구명회는 단 한 번도 다른 결정을 하지 않는다. 금방 부서질 수 있는 탐욕을 위해 달리는 인물”이라고 했다. 설경구는 “가질 수 없는 핏줄에 대한, 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맹목적으로 변하면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고 유중식의 우상을 밝혔다. 천우희는 “우상을 가질 수조차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생존권이나 인간적인 권리조차 갖춰지지 않은 인물이다. 생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라고 밝혔다.

이수진 감독은 영화 속 련화가 조선족으로 설정된 이유에 대해 “계급이 존재하는데 련화는 중식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만들어졌다”며 “조선족이거나 외국에서 한국으로 결혼하면 오는 분들을 총괄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가슴 아픈 사고를 당한 이주민의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그때 느낀 감정이 련화를 무섭게 만드는 것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천우희는 “관객들이 자기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다. 어렵게 완성됐다.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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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