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배달·판매원 '프레시 매니저'./한국야쿠르트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한국야쿠르트가 드디어 '아줌마'를 버렸다.

지난 1971년부터 무려 48년 동안 사용하던 '야쿠르트 아줌마'란 명칭을 최근 '프레시 매니저'로 바꾼다고 밝혔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국내의 대표적인 방문판매 조직이다. 첫 활동 당시 47명에 불과했지만 1975년 1000명, 1983년 5000명, 지난해말 1만명으로 늘어났다.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이 성숙해지면서 '아줌마'란 호칭을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갔다. 그중 성차별적이란 비판이 대표적이다. 국립국어원 표준어 대사전을 보면 ‘아줌마’는 ‘아주머니’를 낮춰 이르는 말이다. 통상적으로 '아줌마'란 표현에는 한국 중년 여성의 억척스러움이 따라붙는다. 이런 이유로 일부 여성성향 커뮤니티 단체에서는 ‘야쿠르트 아줌마’에 대한 불쾌감을 꾸준히 표시해왔다.

한국야쿠르트는 배달·판매원의 친근한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야쿠르트 아줌마’를 선뜻 버리지 못했다. 심지어 회사 측은 '야쿠르트 아줌마'를 자신들만의 고유명사와 같다고 여겼다.   

역차별 우려도 나왔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한정 지음으로써 결국 남성의 직업 선택 자유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합리적인 이유없이 성별에 따라 채용 또는 근로의 조건을 다르게 하거나 불리한 조치를 한 사업주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사회 인식이 성숙해지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얻는 '급부'에 비해 '반대급부' 또는 '기회비용'이 너무 커졌다. 

‘프레시 매니저’는 신선함을 뜻하는 ‘Fresh(신선함)’와 건강을 관리해 줄 ‘Manager(관리자)’를 합친 단어다. 남녀노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이미지다. 성차별 논란에서 자유로운 용어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번 명칭 변경을 통해 방문판매 채널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며 신선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회사나 조직에서도 이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48년 동안 고수했던 이름을 과감히 버린 한국야쿠르트의 결단은 곧 미래를 향한 결기일 수 있다. 익숙했지만 쓰임을 다한 '야쿠르트 아줌마'의 아름다운 퇴장에 박수를 보낸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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