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명' 등 중국산 게임, 국내 매출 순위 상위권 랭크
올 상반기 출시 국내 신작, 중국 게임 성장 제동 기대

[한스경제=김지영 기자] 중국 게임 업체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한·중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물량공세와 유튜브 등을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면서 국내 게임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에 따르면 중국 소녀 스튜디오(Trigirls Studio)의 ‘신명’이 7위, 츄앙 쿨 엔터테인먼트(CHUANG COOL Ent.)의 ‘왕이 되는 자’가 11위에 오르며 국내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밖에 ‘오크: 복수의 맹세’, ‘마피아시티’, ‘검은강호’ 등 중국 업체가 국내에 직접 출시했거나 한국 업체가 서비스하는 중국산 게임들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리니지M', '블레이드&소울’, ‘검은사막 모바일’ 등 한국 기업 게임들이 여전히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국내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3월10일 기준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사진=구글플레이 스토어 캡처

◆허술했던 중국 게임, 한국에서 어떻게 성공했나?

과거 중국 게임은 허술한 그래픽과 구성 등으로 한국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IT(정보기술) 및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최근 2~3년 새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넥슨 인수 후보로 언급됐던 중국 IT 기업 텐센트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여러 한국 게임사들과 손잡으며 기술력을 확보했다. 그리고 확보한 기술을 중소 게임 개발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중국 게임 산업 성장을 이끌었다.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게임 제작에 많은 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중국 게임사들이 짧은 기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언급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중국은 한국보다 적게는 5배에서 많으면 7배 이상의 인력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자국 색채를 최대한 배제한 게임들을 중국 게임사들이 만들기 시작한 점도 중국산 게임이 국내에서 통하게 된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판호 발급을 중단하면서 자국 내 신작 출시길이 막히고, 규제도 심해지면서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으로의 발길을 재촉했다.

지난해 국내 업체들의 신작 출시 소식까지 잠잠하면서 중국산 게임들이 한국에서 더욱 약진할 수 있었다.

'왕이 되는 자' 유튜브 광고. 세 여성 캐럭터가 후궁을 뽑기 위한 경매장에 나온 장면/사진=유튜브 캡처

◆선정적 광고·규제 무시…물 흐리는 중국 게임사

이처럼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게임 시장에 깊숙이 진출하며 성공을 거뒀지만 선정적인 광고, 폭력적인 게임 구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왕이 되는 자 광고의 경우 선정적인 내용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왕이 되는 자는 청나라 배경의 왕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2018년 국내 출시됐다. 출시와 함께 광고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며 인지도를 높여갔다.

하지만 ‘아버지를 위해 몸을 팔기’ 등의 선택지가 노출되고 18세, 24세, 30세 여성 캐릭터 세 명이 후궁 경매에 나와 있는 등 자극적인 장면이 광고로 제작되면서 문제가 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뒤늦게 시정 조치를 내리며 광고 수위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시행하는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을 따르지 않는 중국 업체들도 많아 국내 업계에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사 중 86%가 자율규제를 준수하고 있지만 중국 게임사를 포함한 해외 게임사의 준수율은 36%선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국내 신작 봇물…중국 게임 제동걸까

올해 국내 게임사들의 모바일 신작 출시 소식이 잇달아 들리며 중국 게임사에 넘겨준 점유율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넥슨은 하이엔드 MMORPG ‘트라하’를 선보이며 넷마블은 ‘BTS'(방탄소년단)을 소재로 한 게임 ‘BTS 월드’를 출시한다.

조이시티도 ‘사무라이 쇼다운M'을 통해 모바일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신작 출시 등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물량공세를 쏟아내는 중국 업체들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3월 이후 국내 업체들이 대형 모바일 신작을 속속 출시하면서 중국 업체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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