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의 역설'...빗썸, 거래량 순위 "2위→222위" 곤두박질
'이벤트의 역설'...빗썸, 거래량 순위 "2위→222위" 곤두박질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9.03.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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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수수료 무료 거래' 제외하면 일 거래량 급감
빗썸 “코인마켓캡 기준일 뿐…명확한 근거 없다” 해명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거래량 순위 차트에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거래량 순위 차트에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빗썸 측은 "가상화폐 정보업체 측의 기준일 뿐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2위 거래소에 올랐다. 그러나 해당 거래량 중 상당수가 이벤트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물량이며 이를 제외한 빗썸의 거래량 순위는 200위 밖으로 밀려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빗썸은 ‘거래량(Reported Volume)’을 기준으로 한 거래소 순위에서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빗썸의 일 거래량은 14억1430만달러(약 1조 6005억원)로 전세계 가상화폐 시장 일 거래량(301억5127만달러)의 4.6%에 이르는 엄청난 양이다.

그런데 거래소 정렬 기준을 ‘조정 거래량(Adjusted Volume)’으로 바꾸면 빗썸 순위는 222위로 크게 떨어진다. 조정 거래량 기준 세계 1위 거래소는 바이낸스가 차지했고, 비트제트(Bit-Z)와 엘뱅크(LBank)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거래량 순위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한 코인베네(CoinBene)와 후오비 글로벌(Huobi), 제트비닷컴(ZB.COM) 등도 조정 거래량 순위에서 상위권에 포진했다.

빗썸과 함께 순위가 곤두박질친 거래소는 비트맥스(BitMAX)와 비트멕스(BitMEX), EXX, ZBG 등으로 이들은 조정 거래량 순위에서 각각 53위, 220위, 228위, 238위에 그쳤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의 '거래량 순위(왼쪽)'에서 세계 2위를 달성한 빗썸은 수수료 무료 거래를 제외한 '조정 거래량 순위(오른쪽)'에서는 222위 그쳤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의 '거래량 순위(왼쪽)'에서 세계 2위를 달성한 빗썸은 수수료 무료 거래를 제외한 '조정 거래량 순위(오른쪽)'에서는 222위 그쳤다.

◆ 빗썸 거래량 대부분 ‘이벤트성’ 물량인가

조정 거래량은 코인마켓캡이 보다 정확한 거래량 순위를 산정하기 위해 지난해 8월 도입한 방법이다. 코인마켓캡 측은 ‘수수료가 발생하는 거래’만을 산출해 합산한 것이 조정 거래량 순위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에서는 매매와 매수 시마다 수수료가 생기기 때문에 조정 거래량이 실제 가상화폐 거래량임을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빗썸은 올해 들어 에어드랍·상장 프로모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빗썸이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올린 59개의 공지 중 에어드랍 관련 공지는 과반수를 넘는 32개에 달했다. 빗썸은 에어드랍 시즌1,2,3 이벤트를 마치고 지난 4일부터 ‘2019 스프링 페스티벌’을 통해 릴레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큰 손’으로 불리는 마켓 메이커들이 빗썸 거래량을 떠받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빗썸에서 에어드랍 이벤트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거래 보상을 얻기 위해 마켓 메이커들이 다수 유입됐다는 것. 만약 이벤트 종료 후 마켓 메이커들이 투자금을 회수해 시장을 빠져나갈 경우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가상화폐 전문 애널리스트는 “마켓 메이커의 유입은 전통 주식 시장에서도 주가 부양을 위해 자주 쓰이던 방법”이라며 “다만 주식 시장에선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가 많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 빗썸, ‘거래량 부풀리기’ 의혹…지난해부터 지속 제기

빗썸의 거래량 부풀리기 의혹은 지난해부터 지속 제기돼왔다. 지난해 8월 가상화폐 리서치업체 블록체인투명성연구소(BTI)가 보고서를 통해 빗썸의 거래량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으며 가상화폐 분석가인 알렉스 크루거(@Crypto_Macro) 역시 빗썸이 가장거래(Washing Trading)로 거래량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거래란 거래소에서 동일 자산을 반복적으로 사고 팔아 거래량을 키우는 일종의 ‘펌핑’ 수법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분석기관 CER 역시 지난해 12월 빗썸의 가장거래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포브스는 CER의 분석을 인용해 빗썸이 거래량 조작 혹은 가장거래 방법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매일 오전 11시에 일 총거래량의 95%가 오가는 등 불규칙한 거래량이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국내 업계에서도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거래소에서 거래량을 부풀리기 위해 자전거래나 거래량 활성화를 위한 봇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부분 거래소들은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빗썸 측은 조정 거래량은 코인마켓캡의 산정 기준일 뿐 거래량 부풀리기는 없다고 해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코인마켓캡 측에서도 이벤트성 물량을 어떻게 제외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 했다”며 “빗썸이 각종 이벤트를 활발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영향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