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한 승리.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지 이틀이 지났다. YG엔터테인먼트가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 "조작된 메시지로 구성됐으며 사실이 아니다"고 단언한 지는 보름이 지났다. YG엔터테인먼트는 그런데도 잘못된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보낸 데 대해서도, 현재의 회사를 있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빅뱅의 향후 활동에 대해서도 별다른 말이 없다. 승리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은퇴를 선언하자 이틀이나 지나서야‘당사자의 요청으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이 전부다.  YG엔터테인먼트를 믿고 사랑했던 대중에겐 무심함을 넘어 성의 없다고까지 보일만하다.

빅뱅이 어떤 그룹인가. YG엔터테인먼트가 정식 법인 전환된 1998년 이래 빅뱅의 흔적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2002년 발매된 YG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 앨범 'YG 패밀리 2' 타이틀 곡에는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 "난 멋쟁이 신사. 어려운 알 건 다 아는 무시 못 할 신사. 아직 안 지나 아는 변성기"라고 야무지게 랩을 하는 꼬마 지드래곤은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2006년 정식 데뷔한 뒤로는 승승장구 '꽃길'의 연속이었다. 특히 2007년 '거짓말'이 크게 히트하면서 빅뱅은 일약 국민 그룹으로 떠올랐다. god의 '거짓말'을 잇는 새로운 거짓말 소재 노래로 "거짓말은 불패한다"는 공식을 만들어낸 것도 이들이다. 빅뱅은 음악계는 물론 패션, 문화계 등에 두루 영향을 미쳤고 일종의 '문화 아이콘'으로 군림했다. 멤버들 모두가 솔로로도 큰 성공을 거뒀고 입대 직전까지 꾸준히 투어를 돌며 YG엔터테인먼트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룹 빅뱅.

빅뱅이 있었기에 투애니원은 '여자 빅뱅'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컴백할 수 있었고, 이들의 성공이 바탕이 됐기에 YG엔터테인먼트는 한층 체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육성할 수 있었다. 비록 시작부터 함께하진 않았지만 '개국 공신'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그룹 멤버의 이탈에 이다지도 무심할 수 있나 싶은 건 이런 이유에서다. 적어도 승리가 YG엔터테인먼트와 어떤 논의를 거쳐 팀 탈퇴를 넘어 연예계 은퇴까지 결정하게 됐는지, 다른 이들보다 더욱 크게 충격을 받았을 다른 빅뱅 멤버들의 활동은 어떻게 이어나가게 되는지, 그 맥락과 사정을 어느 정도는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빅뱅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도, 빅뱅을 사랑한 대중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처음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YG엔터테인먼트가 발표했던 공식입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명이 필요하다. 지난 달 26일 YG엔터테인먼트가 보냈던 보도자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YG엔터테인먼트입니다. 금일 보도된 승리 기사 관련 입장 전달드립니다. 본인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되었으며,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더불어, YG는 유지해 왔던 기조대로 가짜 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보도자료 내용에서 YG엔터테인먼트는 당사자인 승리가 아니라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서, 마치 그 보도가 '가짜 뉴스'인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이는 기사를 쓴 기자는 물론 공식입장을 그대로 믿은 많은 대중을 상처 입힌 행위다. 

양현석 회장의 탈세 혐의에 대해서도 YG엔터테인먼트는 입을 꽉 다물고 있다. 양 회장은 '승리 클럽'이라고 알려진 서울 마포구의 러브 시그널을 비롯해 여러 곳의 클럽의 실소유주로 나타났다. 이 클럽들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을 해 세금 감면 효과를 누려왔다고 알려졌지만, 이에 대해 YG엔터테인먼트는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새벽에 파쇄차를 부른 이유를 양현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설명했다. 탈세 건은 설명하지 않는 것일까 못 하는 것일까. 묵언수행을 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만 알 일이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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