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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신정원 기자] 배우 정유진이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지워가고 있다. 중 3때 패션모델로 데뷔해 2015년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해 연기자로 전향한 정유진은 어느덧 5년 차 배우가 됐다. 'W'(더블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본인만의 개성 있는 연기력을 구축했다. 최근 종영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연출 이정효, 극본 정현정 / 이하 '로별')에서는 도서출판 겨루 콘텐츠개발부 편집팀 대리 송해린 역을 매끄럽게 그리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톡톡히 알렸다. '모델'이 아닌 '배우'라는 타이틀을 더욱 선명하게 새기고 있는 정유진이다. 그는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려 한다"며 자신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로별' 송해린은 유독 여성들에게 사랑받은 캐릭터였다.
"여성들의 워너비 캐릭터였던 것 같다. 회사에서 똑 부러지게 일하는 모습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아서 사랑받았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인 친구들도 공감을 많이 하더라. 다들 재밌다고 본방사수해줘서 기쁘게 촬영했다."
 
-캐릭터 연구는 어떻게 했나.
"대본을 6부까지 읽고나서 해린이 캐릭터가 다이내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사에서의 모습과 짝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모습이 너무 차이나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 작가님과 미팅을 자주 가졌는데, 하는 일에 타당한 이유가 있고, 캐릭터가 다양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너무 이해가 안 될 때는 물어보면서 촬영했다."
 
-할 말 다 하는 당돌한 여성 캐릭터를 주로 그려왔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가 대부분 할 말 다 하고, 강인한 여성의 모습이었다. 사랑 앞에서도 직진, 밀어붙이는 성격이었다. 실제론 정반대다. 뭘 나서서 하는 성격도 아니고, 다 같이 어우러지는 것도 잘 못한다. 집순이라 집에만 있고, 친구도 오래된 친구들이랑 교류를 많이 하는 편이다. 내향적인 성격이 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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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더블유)에 이어 '로별'에서도 이종석을 짝사랑하는 캐릭터다. '짝사랑 전문 배우'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밥누나' 때도 그렇고 짝사랑 주문형 같다.(웃음) 이번 캐릭터 하면서는 익숙해진 것도 있고, 같은 짝사랑이어도 각기 다른 모습의 사랑을 그렸기 때문에 새로웠다. 종석이가 애교도 많고, 현장 분위기 메이커라 즐겁게 촬영했다. 바쁜 스케줄 탓에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도 준비를 철저히 해오더라. 대본 분석이 뛰어나 보면서 많이 배웠다."
 
-실제로도 짝사랑해봤나.
"어렸을 때 짝사랑해봤는데 잘 안 이어졌다. 그래서 극중 서재에서 은호에게 거절당하는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본으로 읽을 때도 굉장히 어려웠다. 거절당하는데 상대가 눈앞에 있다는 것도 그렇고, 3년 동안 편지 쓴 걸 은호가 알고 있다는 것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했다. 감사하게도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분들이 그 신에 집중할 수 있게끔 완벽하게 세팅을 해주셨다. 감정대로만 잘 해야겠다 했는데, 감독님도 만족하시는 신이 나왔다."
 
-이나영과는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종석이가 제작발표회 때 '성덕'(성공한 덕후)라는 표현했는데, 나도 종석이 못지않게 이나영 선배님의 왕팬이다. 수많은 여배우분들 봤지만, (이나영 선배님이) 너무 아름다우셔서 첫 촬영 때 넋을 놓고 봤다. 성격도 너무 털털하시고 기억력도 좋아 스태프 한 명 한 명을 잘 챙겨주더라. 그렇게 하기 쉽지 않은데, 선배님의 그런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선배님 덕에 현장 분위기도 더 좋았던 것 같다."
 
-모델로의 활동과 배우로의 활동이 많이 다른지도 궁금하다.
"모델 활동을 꽤 오래 했는데, 항상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6개월 동안 일이 없던 적도 있고, 의도치 않게 일정이 취소된 적도 있다. 사실 배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원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고, 저를 안 불러줄 수도 있는 거고, 저도 선택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 다만, 모델 활동을 했을 땐 기다리는 시간을 많이 낭비한 것 같다. '왜 나는 일이 없을까' 숱한 걱정들 때문에 그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배우로 전향하면서 생각을 달리했다. 특히 배우라는 직업은 뭐든 많이 배우면 도움이 되니까 쉴 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더 나은 배우가 되기 위해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자는 마음이다."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틈날 때마다 농구를 한다. 드리블 같은 건 못하지만, 혼자 한강에서 슛 넣는 걸 좋아한다. 스트레스받거나 답답할 때 한강에서 라면 먹으면서 농구하면 그게 해소된다. 혼자 할 때도 있고 매니저 또는 친구들과 가끔 한다. 모델 활동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차에 농구공을 갖고 다닌다."
 
-'나 혼자 산다' 같은 예능에 출연할 생각도 있나.
"주변 친구들한테도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런데 나만의 철학이 있다. 아직 다작을 한 것도 아니고,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기 때문에 연기자로서 그런 모습을 먼저 보여드리고 싶다. 충분히 그려진 다음에 불러주신다면 그때 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은 연기에 대한 욕심이 크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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