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 오늘 열려
엘리엇, 주총 전날 주주들에 전체 서신 '막판 총력'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격으로 이번 '주총 시즌' 최대 관심사가 된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가 22일 동시에 열린다. 

이번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엘리엇을 상대로 우위를 보일 거라는 점에 이견은 없다. 그동안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두 회사 사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 이런 가운데 다급해진 엘리엇은 주총 하루 전날인 20일 현대차그룹 주주들에게 전체 서신을 보내며 막판 총력을 기울였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사진=엘리엇 홈페이지

◆구석에 몰린 엘리엇…주총 전날까지 주주들에 호소

엘리엇은 주총 하루 전까지 표 모으기에 열을 올렸다. 의결권 자문사, 국민연금 등이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 건에 반대하며 현대차의 손을 들자 이에 반격, 21일 현대차그룹 주주들에게 전체 서신을 보내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그룹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고 기업 경영구조 개선과 책임경영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엘리엇의 모든 주주제안에 찬성해달라"고 말했다. 또 사측의 경영 구조를 지적하며 경영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바탕을 함께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의 실적 부진을 지적하는 동시에 주주와 투자자들의 피해를 언급하기도 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은 경영진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경영구조 문제가 겹쳐 2014년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10조6000억원에 매수하기로 했고 이후부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실책으로 가장 큰 손해를 입은 것은 소수 주주와 투자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지난 4년 반 동안 현대차 투자로 2조원, 현대모비스 투자로 8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와 엘리엇/사진=연합뉴스

◆배당 안건은 현대차 승... 관건은 이사회

앞서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등 총 7조원에 육박하는 고배당을 요구했다. 더불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사외이사 후보 3명, 2명을 추천했다.

이에 배당 안건과 관련해선 현대차의 압승이 예상된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글래스 루이스를 비롯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해외공적연기금 5곳 등이 현대차의 지원군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8.7%)와 현대모비스(9.45%)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엘리엇에 반대하며 사측이 제안한 배당,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제안 등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내이사, 사외이사 선임 안은 의견이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로 각각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재선임하는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배당과 사외이사 안 모두 현대차에 힘을 실은 글래스 루이스는 사내이사 건에 대해 부분적 추천을 내비쳤다. 현대차 이사회가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 중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재선임 안에만 찬성한 것. 이원희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 안건에 대해서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겸직하면 이사회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며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ISS는 엘리엇이 추천한 두 명의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더불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 수를 11인으로 변경하는 안건이 통과될 경우 엘리엇 추천후보를 모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 주총은 양재동 사옥 대강당에서, 현대모비스 주총은 역삼동 현대해상화재보험 빌딩에서 개최된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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