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애플, ‘서비스 대전환’ 선포…콘텐츠 투자 늘린다
TV플러스·뉴스플러스·애플아케이드·애플카드 공개
플랫폼 별 오리지널 시리즈 난립…소비자 피로감 호소
애플은 현지시간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전2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새로운 TV스트리밍 서비스인 ‘TV플러스’를 공개했다./사진=애플 유튜브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애플이 독자적인 TV스트리밍과 뉴스 서비스 등을 공개하며 하드웨어 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예고했다.

과거 스티브 잡스 체제에서 하드웨어 혁신을 일으킨 애플이 팀 쿡 체제에선 서비스와 콘텐츠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아마존, 디즈니 등 공룡 기업이 포진한 스트리밍 시장에서 애플의 성공을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각 플랫폼 별 오리지널 시리즈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플랫폼 피로도’를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애플은 현지시간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전2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새로운 TV스트리밍 서비스인 ‘TV플러스’와 뉴스·잡지 구독 서비스 ‘뉴스플러스’, 구독형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골드만삭스와 제휴한 ‘애플카드’등을 발표했다.

◆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콘텐츠에 1조원 투자

이날 키노트 마지막 발표자로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출연했다. 그는 애플 TV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에 출연할 예정이다./사진=애플 유튜브

이날 발표의 메인 무대는 애플 TV플러스가 장식했다. TV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간단한 앱 설치로 이용 가능한 TV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은 물론 애플 TV앱과 연동되는 삼성이나 LG 스마트TV에서도 TV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다.

TV플러스에는 자체 오리지널 시리즈와 더불어 HBO, 쇼타임, 스타즈, 에픽스 등 미국 유료 채널의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TV플러스는 대단한 스토리텔링이 될 것”이라며 “당신이 선호하는 방송을 온디맨드(On-demand) 방식으로 광고없이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키노트 발표자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포함해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제이슨 모모아, JJ에이브람스 등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유명인사가 대거 출연했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MC 오프라 윈프리가 등장해 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등을 공개했다. 애플은 자체 콘텐츠에 연간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V플러스는 오는 5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서비스될 전망이다. 다만 이날 발표에서 월 사용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경쟁사인 넷플릭스는 현재 최저요금제 9달러, 표준요금제 13달러, 프리미엄 요금제 16달러 등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 “애플, 너무 늦었다”…신규 서비스에도 주가 하락 ‘굴욕’

대대적인 신규 서비스 발표에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2%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사진=구글 주식

애플의 대대적인 신규 서비스 발표에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2%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스트리밍 시장 진출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미 스트리밍 시장은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등이 영토를 확보한 상황이며 지난해 디즈니가 출전하면서 3파전 구도로 흘러가는 중이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이 약한 애플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존 포드 전 디스커버리 채널 대표는 CNBC방송 클로징 벨에 출연해 “스트리밍 시장에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등이 포진해있는 상황에서 애플의 전략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라며 “키노트 발표자로 나선 인물들 역시 몸값이 낮지 않은 거물들이다. 애플이 그들을 잡기 위해 과잉 투자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 역시 플랫폼 난립과 이용료 상승을 우려했다. 서로 다른 플랫폼이 각자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쏟아내고 독점계약을 늘려가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오히려 선택권이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디즈니는 지난해 스트리밍 사업 진출을 밝히면서 넷플릭스와의 라이선스 계약 종료를 선언했다. 디즈니는 지난 2012년부터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고 디즈니의 자체 콘텐츠를 넷플릭스에 제공해왔지만 앞으로 넷플릭스 이용자는 디즈니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이용자 A씨는 “이미 넷플릭스도 월 이용요금을 주기적으로 올리고 있다”며 “그동안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해온 애플이 시장에 등장한다면 다른 플랫폼 가격까지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넷플릭스 이용자 B씨는 “넷플릭스를 보면 볼수록 볼 게 없어지는 아이러니가 생긴다”며 “스트리밍 플랫폼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건 결국 ‘다같이 죽자’는 치킨 게임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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