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베이비가 뜬다... KBO리그에 새바람 불어넣는 고졸루키들
밀레니엄 베이비가 뜬다... KBO리그에 새바람 불어넣는 고졸루키들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4.01 18:30
  • 수정 2019-04-08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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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키즈'의 등장... 신인 대풍년 예고
'제2의 임창용' LG 정우영 4경기 7이닝 무실점
KIA 선발 김기훈은 첫 선발등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
롯데 서준원, 삼성 원태인, KT 손동현도 주목
고졸신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IA 김기훈과 LG 정우영. /OSEN
고졸신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IA 김기훈(왼쪽)과 LG 정우영.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2019시즌 KBO리그 마운드에 희망찬 새바람이 불고 있다.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가 개막 3주째를 맞았다. 시즌 초반 눈에 띄는 점은 10대 신인들의 활약이다. 올 시즌 입단한 신인 중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루키는 두산 베어스 김대한, 한화 이글스 노시환, 키움 히어로즈 박주성, KIA 타이거즈 김기훈,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LG 트윈스 정우영(이상 19), KT 위즈 손동현(18) 등 7명으로 모두 고졸 신인이다. 지난달 31일 2군으로 내려간 박주성을 제외하고 6명은 여전히 1군에서 뛰고 있다. ‘밀레니엄 베이비’로 불리는 2000년생~2001년생인 이들은 저마다 데뷔전을 치르고 프로 무대에 적응 중이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쪽은 투수들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남다른 잠재력을 뽐내며 야구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이정후와 강백호가 고졸 신인 타자 열풍을 일으켰다면 올해는 신인 투수 돌풍이 일어날 기세다.

돌풍의 진원지는 ‘엘롯기’ 신인 투수 정우영, 김기훈, 서준원이다. LG 정우영은 신인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KIA 김기훈은 유일하게 선발 등판을 경험했다. 롯데 서준원은 강렬한 데뷔전을 치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이드암 정우영은 LG 불펜의 확실한 카드로 자리 잡았다. 정우영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류중일(56) 감독에게 ‘제2의 임창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 투수 MVP로 선정되며 큰 기대를 모았던 그는 스프링캠프 평가전,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4경기에 등판한 그는 총 7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우영의 최대 장점은 신입답지 않은 배짱과 정교한 제구력이다. 많은 신인 투수들이 부담과 긴장감으로 제구에 문제점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우영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과감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KIA의 괴물신인 김기훈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데뷔 전부터 ‘제2의 양현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좌완 김기훈은 개막 이전 5선발 자리를 꿰찼다. 지난달 24일 LG와 개막 이튿날 경기에서 1.1이닝을 소화한 김기훈은 28일 한화를 상대로 선발 데뷔전을 치러 5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불펜의 방화로 승리가 무산됐지만, 첫 선발 등판에서 제몫을 하며 팀이 이기는 데 발판을 놓았다.

김기태(50) 감독은 다음날 "선발 첫 등판이어서 긴장했을 텐데 잘 넘겼다. 승리는 하지 못했지만, 마운드에서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며 "볼을 남발하지 않고, 강약조절도 잘했다. 빠른공도 147km 정도까지 던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상수(48) KIA 투수총괄코치도 “(김)기훈이는 멘탈이 신인 같지 않다. 구위도 좋지만 멘탈이 강한 선수여서 대형 투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KIA 코칭스태프는 김기훈에게 꾸준히 선발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고졸 신인 투수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롯데 서준원(왼쪽), 삼성 원태인(가운데), KT 손동현. /OSEN

롯데의 사이드암 서준원은 개막 엔트리에는 승선하지 못했지만, 지난달 29일 1군에 올라온 뒤 하루 뒤 LG전에 등판하며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최고 구속 149km를 기록하며 2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 지난달 31일 LG전에서는 0.1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쓰기도 했지만, 롯데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삼성 원태인과 KT 손동현도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삼성의 1차 지명 신인 원태인은 시속 150km대의 빠른 볼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다. 그는 현재까지 4경기 4.2이닝을 소화하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 1이닝 3실점으로 쓴맛을 봤지만, 나머지 3경기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했다. 

KT 우완투수 손동현은 올 시즌 KBO리그에 등록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하지만 배짱만큼은 베테랑 못지않다. 5경기 5이닝을 소화하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인 손동현은 KT 불펜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이강철(53) 감독은 기존 선발진이 흔들릴 시 손동현을 선발로 투입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가 1군에서 바로 자리 잡는 경우는 드물었다. 순수 고졸 투수 신인왕은 12년 전인 2007년 임태훈(31)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보고 야구를 시작한 소위 ‘베이징 키즈’가 프로야구 전면에 등장하면서 신인들의 기량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KBO리그에 영건들의 등장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고, 이들의 활약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인들의 성장과 치열한 경쟁을 지켜보는 것도 팬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다. 슈퍼루키들이 시즌 초반의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