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노포래퍼', MBC '호구의 연애' 포스터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아날로그 감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Newtro)'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용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기존 레트로는 '옛 것'에 대한 그리움, 향수를 느끼는 것에 그쳤다면, 뉴트로는 경험해보지 못한 옛 것을 새롭게 즐김으로 신선함을 느낀다. 식품 업계가 예전 디자인을 차용해 제품 포장을 사용하거나 옛 감성이 그대로 담긴 컵이 다시금 출시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된 뉴트로는 방송가에서도 핫한 키워드가 됐다. tvN '놀라운 토요일', '쇼! 오디오자키', MBC '호구의 연애'가 바로 대표적인 뉴트로 예능이다. 특히 최근 첫 방송된 올리브 '노포래퍼'는 새로움의 아이콘인 래퍼와 과거의 향수가 있는 노포(오래된 가게)가 만나는 콘셉트로 뉴트로 감성을 제대로 저격한다. 이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뉴트로 열풍이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뉴트로 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재미는 무엇인지, 이러한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지 짚어보려 한다.
 

tvN '놀라운 토요일'

■ 방송을 통해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 중 MBC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과 tvN '놀라운 토요일'은 뉴트로 예능의 표본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은 80년대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콘셉트로, 정상에 섰던 '1위 가수'와 그 영광에 가려 1위를 놓친 '도전 가수'들이 다시 1위에 도전해 차트를 새롭게 써보는 내용이다. '놀라운 토요일'은 출연진들이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 노래나 과거 사랑받았던 노래의 가사를 받아쓰는 콘셉트의 예능이다. 젊은 스타들이 추억의 히트곡 가사에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이 웃음을 안긴다.

반면, 연애 버라이어티 MBC '호구의 연애'는 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산장미팅' 등의 연애 예능을 떠올리게 한다. 다만 익숙한 포맷에 소셜 액티비티 요소로 트렌디한 여행을 제시해 신선함을 선사한다. '호구의 연애' 제작진은 "중장년층에게는 익숙한 향수를, 2030 세대에게는 여행까지 접목된 뉴트로 연애 버라이어티로 다가갈 것"이라며 "반가운 추억을 불러올 수 있는 코드들이 새로운 감성과 함께 등장할 예정이니 많이 공감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래퍼와 노포가 만나는 올리브 '노포래퍼'는 색다른 뉴트로 스웨그를 선사한다. '노포래퍼'는 핫한 래퍼들이 오랜 전통을 지닌 노포를 방문해 세월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존중, 존경하는 시간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석정호 CP는 "오래된 것이 주는 신선함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이처럼 최근 방송가에는 뉴트로 예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옛 것을 통해 즐기는 새로운 재미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인다.
 

올리브 '노포래퍼'

■ 2019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 중 하나

최근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뉴트로를 2019년을 대표하는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10대, 20대에서 번지고 있는 이 바람은 속도감에 지친 현재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20~30대를 대상으로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4%가 '현실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라고 답했다. 급속하게 변해가는 디지털 시대에 느끼는 피로감을 아날로그라는 옛 것의 감성을 통해 푸근함과 안정감으로 위안을 삼으려는 마음이 커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020세대들에게 뉴트로는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80~90년대의 일상이 2019년에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셈이다. 대신 무조건적인 재연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의 해석이 필요하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복고 열풍은 계속해서 불고 있었는데, 옛 것을 추억하는 것을 넘어 옛 것을 새로운 것과 접목시키는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추억, 향수가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트렌드로 인식할 수 있게 대중문화 기획성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든 셈이다. 워낙 최첨단 문물이 많으니까 거기에 옛 코드가 들어오면 신선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복고 얘기가 나온 지 꽤 됐는데도 계속해서 나오는 거 보면 힘이 있다는 것이다. 수요층이 탄탄해 앞으로도 이러한 기획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신정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