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구광모 LG 회장, 美 실리콘밸리·샌프란시스코 출장
'삼고초려 인재육성' 故 구본무 전 회장 정신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
구광모 LG그룹 회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미국 실리콘밸리·샌프란시스코 등을 방문해 미래 먹거리 전략, 글로벌 인재유치 등을 점검했다.  /사진=LG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미래 먹거리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구광모 회장은 실리콘밸리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는 한편 글로벌 IT(정보기술)업계 인재들을 만나 AI(인공지능), 5G(5세대), 자율주행,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신사업 분야 인재 유치를 위해 힘썼다.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삼고초려 인재육성' 정신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하는 노력이라고 재계는 평가한다.

11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출장길에 올라 실리콘밸리에 있는 ‘LG 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 등에 참석했다. 이번 출장에는 권영수 LG그룹 부회장과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등이 함께했다.

구 회장이 첫 해외 출장지로 미국을 선택한 데에는 글로벌 IT의 중심지를 직접 살피고 현지 인재와 만남을 추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LG그룹 부회장단 중 가장 젊은 권영수 부회장이 동반 출장길에 올라, ‘젊은 회장’ 구 회장의 업무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 구광모 회장, 美 스타트업 투자 현장 점검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난해 LG그룹 5개 계열사가 조성한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LG그룹 산하 기업벤처캐피탈(CVC)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는 지난해 총 4억250만달러(약 4839억원)을 출자해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현재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1900만달러(약 216억2000만원)를 투자해왔다. 최근 VR(가상현실) 플랫폼 스타트업 ‘어메이즈브이알(AmazeVR)’에 2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셀(Ridecell)’에 500만달러(약 57억원)을 투자했다.

그 밖에도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와 광학필름 관련 기술을 보유한 '옵토닷'과 요리법 제공·식재료 배달 서비스 플랫폼 업체 '사이드쉐프', 모바일 분야 벤처투자사 '노틸러스 벤처 파트너스' 등에도 투자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글로벌 스타트업의 기술 개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자율주행과 AI, 가상현실·AR(증강현실), 바이오·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美 테크 콘퍼런스 직접 참석…인재 유치 나서

구 회장은 앞서 지난 6일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도 참석했다. LG 테크 컨퍼런스는 LG그룹의 R&D(연구개발) 인재 유치 행사로 올해로 8년째를 맞은 연례 행사다. 매년 국내와 해외에서 한 차례씩 열리며, 지난 2월 마곡에서 국내 행사가 개최된 후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해외 행사가 열렸다.

그는 2월 마곡 행사에 이어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직접 콘퍼런스 현장을 찾아 R&D 인재 유치에 나섰다. 그는 현장에서 미국 유학 중인 R&D 분야 석·박사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의 실리콘밸리·샌프란시스코 출장을 두고 미국 현지에서 구 회장이 강조해 온 인재 육성·스타트업 발굴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구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첫 대외 행보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중소 스타트업 발굴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구 회장 체제의 LG는 R&D 전문 분야 인재 유치에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연구위원 17명, 전문위원 4명 등 총 21명의 연구·전문위원을 영입했다. 또 AI, 로봇, 자동차 부품, 모듈러 디자인 등 핵심 사업 분야 인재 채용도 크게 늘렸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한 미국 현지 스타트업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인재 육성은 구광모 회장의 선친인 고 구본무 회장도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빗대며 강조해 온 정신”이라며 “미국 출장길에서 구광모 회장 역시 스타트업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직접 R&D 분야 인재를 만나며 선친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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