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감독 / MBC 제공

[한스경제=신정원 기자] 윤상호 감독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드라마 '이몽'으로 브라운관을 찾는다.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 유상호 감독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일제강점기의 의미를 깨우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더 욕심내자면 제2의 '여명의 눈동자'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2017), 중국 후난TV '지인단신재일기'(2015), TV조선 '백년의 신부'(2014), TV조선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2011), tvN '버디버디'(2011), MBC '탐나는 도다'(2009), SBS '비천무'(2008), MBC '태왕사신기'(2007) 등 다양한 작품의 연출을 맡아온 그가 또 어떤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이는 가운데, 윤 감독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붙잡고 봤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 '이몽'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의미가 남다르다. 젊은 시절에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인상적으로 봤다. 현대사의 아픔을 잘 그려낸 대작이었다. 그 작품으로 보고 김종학 감독님을 존경하게 됐고, 그때부터 '언젠가 제2의 여명의 눈동자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염원을 갖고 있었다. 이번에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이몽(異夢)'이라는 제목이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
"직역하면 '다른 꿈'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는 '이몽(異夢)' 안에 숨겨져 있는 '일몽(一夢)'을 이야기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을 두고 다양한 생각, 다른 노선을 택했다고 하더라. 이 때문에 서로 싸우기도 하고. 그 이야기가 드라마 안에 재미있게 담겼다. 결국 '이몽 안에 하나의 꿈 일몽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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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약산 김원봉 선생님은 해방 후 월북 행적 때문에 여전히 논쟁 중인 인물이다.
"우선 '이몽'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 드라마가 아니다. 출연진을 보면 이요원 씨, 유지태 씨 등 여러 명이 등장한다. 김원봉 선생의 등장이 굉장히 예민한 소재일 수 있다. 그러나 약산의 인물이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고, 의열단을 대표하는 의미로 담긴다. 의열단이라는 존재는 한국의 독립운동사에서 일본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고, 우리가 꼭 알아야 되는 단체다. 김원봉은 의열단을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내세운 거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투영돼 있다고 보면 된다."
 
-김원봉 역을 맡은 배우 유지태의 반응은 어땠나.
"유지태 씨도 약산의 역할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부담감을 갖고 출발했다. 그래도 '이런 취지구나'라는 걸 충분히 이해했고, 독립운동가를 표현하는 것이 먼저라는 관점을 갖고 있었다. 정치적으로 곤란한 질문이나 판단에 엮일까 부담이 없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독립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에 굉장히 집중하고 임했다."
 
-배우 이요원 씨 캐스팅 비화도 궁금하다.
"사실 '이몽'은 이영애 씨와 전작 '사임당 빛의 일기' 인연으로 기획되기 시작했다. 매우 열정적으로 작업 과정 밟아오다 배우의 스케줄 문제로 캐스팅이 한차례 바뀌었다. 먼저 거론된 여배우가 있었음에도 이요원 씨가 작품의 기획 의도, 대본을 높이 사서 적극적으로 임해줬다. 결국은 이요원 씨가 '이몽'의 주인공으로서 운명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당초 제작비가 250억 원대로 알려졌으나, 200억 원 내에서 진행됐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든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부담감을 갖고 아껴서 잘 만들려고 했다. 때로는 연출진이 가진 경험들이 잘 녹아들었을 때 돈을 적게 써도 몇 배의 효과가 날 수 있다. 지혜롭게 판단했던 게, 해외에서 크게 써야 할 항목들을 잘 조절하면서 국내 여러 기술력을 활용해 외화 낭비를 하지 않았던 거다. 아껴서 이상해졌다가 아니라 아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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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액션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전작 '사임당 빛의 일기'는 정적이고 안정감 있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이몽'은 첩보가 강하게 드러나고 인물의 선도 두껍다. 그렇기 때문에 영상적인 접근을 가장 힘있게 했다. 일제강점기 경성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서도 CG팀의 특수효과, 미술팀의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 또 '이몽'은 tvN '미스터 션샤인' 보다 30년 후 이야기라고 보면 되는데, 모던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 1930년대에는 우리가 상상하던 모든 것들이 존재했다. '저게 있었어?'라는 느낌이 드는 모던한 소품이 등장하는 것 또한 재미있는 요소가 될 것 같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일부 미화로 인해 '왜곡'에 휩싸이기도 한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다 보면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재해석하는 부분이 있다. 원래 있던 역사적 사실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기 위해 변형을 시켰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진정성을 위해 변형된 거라 생각하고 시청자분들이 일제강점기의 의미를 되새기셨으면 좋겠다."
 
-드라마를 통해 꼭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일본인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 그들이 봤을 때 '저런 일본도 존재했구나' 할 정도로 의미 있는 일본인 몇 분이 등장한다. 그런 관전 포인트가 있다. 방송이 나가고 나면 일본에서도 보지 않을까 낙관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꼭 붙잡고 봤으면 좋겠다. '이런 역사적 사건, 이런 인물이 있었구나' 기억해줬으면 한다. 나아가 '이몽'이 국민드라마가 되길 염원하고 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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