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열혈사제' 포스터, KBS 2TV '닥터 프리즈너' 포스터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SBS '열혈사제', KBS 2TV '닥터 프리즈너', JTBC '아름다운 세상', MBC '국민 여러분', '더 뱅커' 등 올해 방송사 기대작으로 나온 작품들의 공통점은 바로 사회문제를 풍자한다는 점이다. 작품마다 담아낸 방식은 다르지만, 각각 정치ㆍ경제 고위층과 수사기관의 유착, 재벌 3세 갑질, 은행의 금융비리 등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꼬집는다. 최근 사회 사건ㆍ사고에 '버닝썬 사태', '고위층 성 스캔들', '스타들 마약 의혹' 등 불법과 정치비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드라마도 이러한 현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나선 모습이다.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 현실의 문제를 꼬집고, 이후 악을 타파하는 시원한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문화 평론가는 이러한 사회 풍자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BS '열혈사제' 

■ 작품 속 다양하게 등장하는 사회 풍자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금토극 '열혈사제'에서는 익숙한 소재의 범죄가 다양하게 등장한다. 가상의 지역인 구담시를 중심으로 정치ㆍ경제 고위층과 수사기관 사이에서 유착과 비리가 판친다. 가장 최근 방송된 27-28회에서는 신부 김해일(김남길)이 클럽 카르텔과 검찰ㆍ경찰의 유착, 마약 유통 의혹에 대해 위장 수사를 벌이다 사건의 배경이 클럽 라이징문이라는 것을 밝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공교롭게도 이는 최근 연예계를 들썩이게 한 클럽 버닝썬 사태를 떠올리게 만들며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특히 '열혈사제'는 이러한 사회문제를 고발하면서도, 현실에서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들을 시원하게 응징해 보는 이들에게 유쾌, 통쾌, 상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현실에서도 벌어지는 사건을 모티프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일으키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는 평가다.

수목극 시청률 1위로 순항 중인 KBS 2TV '닥터 프리즈너' 역시 현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작품에는 나이제(남궁민)가 재벌 3세 갑질로 인해 의료 면허를 박탈당하고, 감옥에서 3년을 보내는 등 갑질 피해를 당한 내용과 함께 또 VIP 재소자들에게 일부러 병을 만든 다음 형집행정지를 받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닥터 프리즈너'는 '열혈사제'와 마찬가지로 현실에 일어나고 있는 온갖 사회 문제를 꼬집으며 대중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나아가 '악에는 악'으로 응수하며 답답함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방영 중인 드라마 대부분은 부패한 한국 사회문제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한 방송 관계자는 "사회 풍자 내용의 드라마가 연이어 등장하는 것은 최근 사회 분위기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각종 사회 문제가 나타나는 시점에 대중도 이를 주제로 한 작품에 많은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회 풍자 드라마가 등장하는 가운데 앞으로 신경 쓸 부분에 대해서는 "무게감 있는 소재를 어떻게 다룰지, 시청자의 피로를 덜어줄 재미를 적재적소에 넣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BS 2TV '닥터 프리즈너'

■ 앞으로도 지속될 트렌드 '사회 풍자'
사실 사회 문제를 풍자하는 내용들은 오래전부터 영화, 드라마 소재로 많이 사용돼왔다. 최영일 문화 평론가는 '대한민국 공권력을 믿을 수 있겠는가'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여러 작품들이 건드려줌으로써 대중의 관심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일 평론가는 "한국사회에는 공권력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있다. 흔히 말하는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일반 시민들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불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영화에 많이 투영돼 왔는데, 과거엔 경찰 수뇌부라던가 검찰 수사 관계에서의 네트워크 활성화에 대한 내용만 짚었다면, 최근 '베테랑', '내부자들'에서는 이해관계가 어떻게 얽혀있는지, 시민의 안전보다 그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내용이 히트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이 드라마에서는 영화 보단 세게 다루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젠 드라마도 공권력을 해부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현실 공감으로 다가가면서도, '공권력을 믿을 수 있겠는가'에 대한 불신을 건드려줘 관심을 산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사회를 풍자하는 이런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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