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모든 콘텐츠가 웹으로 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는 영화, 가요, 방송 역시 국한된 플랫폼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나온 콘텐츠들은 시간과 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모든 연령층을 사로잡고 있다. 비단 극장으로만 한정됐던 영화는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도로 독창적인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유튜브 커버, 음원 어플이 성행이다. 각종 음원과 어플리케이션은 날씨, 기분, 취향에 맞는 곡을 추천한다. 방송 역시 TV라는 한정된 플랫폼이 아닌 웹드라마가 인기다.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준비를 하는지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가 매주 1회 '랜선라이프' 시리즈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영상 콘텐츠의 기술적 진보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VR(가상현실)을 넘어 AR(증강현실) 콘텐츠가 제작되며 대중을 만나고 있다. 시각적 즐거움이 주가 되는 시대, 한국영화 역시 CG(컴퓨터 그래픽)와 VFX(시각적 특수효과)를 적극 시도하는 중이다. VFX 기술이 영화계의 새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 ‘백두산’ ‘반도’ ‘보스턴 1947’ ‘승리호’, VFX 비중 절대적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

국내에서 쌍천만 신화를 기록한 ‘신과함께’ 시리즈는 VFX 영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시리즈 시각효과와 제작을 맡은 덱스터 스튜디오(덱스터)는 VFX 기술력과 영화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백두산’을 CJ ENM과 공동 제작한다. 제작비 200억 규모의 대작으로 하정우, 이병헌, 마동석, 수지 등 톱스타들이 출연하며 지난 2월 촬영에 돌입해 올 겨울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만큼 VFX 비중이 상당하다.

‘부산행’(2016)으로 한국형 좀비의 탄생을 알리며 천만 신화를 이룬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 ‘반도’ 역시 뛰어난 시각효과 기술을 투입한다. ‘부산행’으로부터 4년이 지난 뒤의 이야기를 그린 속편으로 촬영을 앞두고 있다. 강동원, 이정현 등이 출연한다.

강제규 감독의 신작 ‘보스턴 1947’도 시각효과 기술을 이용해 시대를 구현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열린 보스턴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앞서 배우 하정우가 마라톤 선수들을 이끄는 손기정 감독 역을 맡아 주목 받았다. 임시완이 제대 후 복귀작으로 검토 중인 작품이다.

배우 송중기의 신작으로 알려진 ‘승리호’는 우주를 배경으로 별과 별을 오가며 벌어지는 모험을 다뤄 VFX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제작비 200억 원대의 영화로 화이브라더스의 다른 자회사 메리크리스마스가 투자 배급한다.

■ 특수효과 업체에서 콘텐츠사로

'아스달연대기' 티저 영상 캡처.

단순히 특수효과 업체가 아닌 콘텐츠사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점 역시 VFX 기술을 주목하는 이유다.

덱스터는 CJ ENM 계열의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업하며 대작 드라마 제작에도 발을 들였다. 올해 하반기 tvN 방영 예정인 ‘아스달 연대기’와 ‘A(가제)’의 용역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6일 CJ ENM으로 합병설이 또 다시 제기되며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덱스터와 CJ ENM은 1인수는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부인하면서도 “사업적 제휴, 전략적 투자(SI) 등에 관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현재 논의 중이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다른 VFX업체 위지윅스튜디오도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 1월 여럿 드라마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인스터 지분 19%를 사들였다. 또 지난 10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제작한 에이스토리 지분 4%를 24억 원에 취득해 화제가 됐다. 위지윅스튜디오 측은 “드라마 VFX 사업 강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적으로 특수영상 제작이 점점 증가하고, OTT(Over The Topㆍ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채널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VFX 시장의 전망은 밝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영상 분야 사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부산영상위원회는 CG, VFX 전문 인력 양성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효과(VFX)를 교육하는 ‘제1차 CG·VFX 전문 인력 양성과정’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OTT채널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원하는 대중에게 VFX는 안성맞춤인 셈”이라며 “장기적인 수요가 이어진다면 VFX는 업계의 매출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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