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카덴 합정점.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우동이라고 하면 고속도로 휴게소나 포장마차에서 파는 저렴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 터. 하지만 '외식'이라는 말이 붙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우동 맛집이 서울에도 있다. 우동의 본고장이라 하면 흔히 일본을 떠올리겠지만, 우동 카덴은 현지보다 맛있다는 평가까지 듣는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로 많이 알려진 정호영 셰프의 이름값을 그만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tvN '수요미식회', MBC '생방송 오늘 저녁' 등 음식 프로그램하면 빠지지 않는 이들의 주목을 모두 받은 우동 카덴은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두 군데서 만날 수 있다.

우동 카덴의 시그니처로 알려진 야마카케 우동.

합정역 인근에 있는 우동 카덴 합정점을 찾은 건 초여름의 느낌이 나던 4월 어느 날. 우동 카덴의 시그니처 메뉴인 야마카케 우동을 먹기 좋은 날씨였다. 냉우동 계열인 야마카케 우동은 면 위에 얹힌 독특한 계란이 특징이다. 언뜻 보면 날계란을 그냥 올려놓은 것 같지만 사실 흰 부분은 갈아놓은 마다. 마, 계란, 면, 육수를 한꺼번에 섞어 먹으면 살짝 느끼하다고 하는데, 면에 마와 계란 노른자를 묻혀 먹으면 딱 좋다. 우동 카덴의 탱글탱글한 면발은 '맛있는 녀석들'에서 잘 소개된 바 있다. 김준현, 문세윤 등 출연진이 우동을 먹다 탱탱한 면에 뺨을 맞는 '면치기', '뺨치기'를 보여줬던 곳이 바로 이곳 우동 카덴. 여기에 찬 육수이다 보니 더욱 탱탱한 면발을 느낄 수 있다. 탱글탱글한 식감과 마의 끈적함이 어우러져 입 안에 넣으면 저절로 뱃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맛있는 녀석들'에서 김준현(왼쪽)과 문세윤이 면치기를 하는 장면.
'수요미식회'에서 추천한 니싱 우동.

'수요미식회'에서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계절 메뉴로 추천했던 니싱 우동도 별미다. 이름답게 청어(니싱) 한 마리가 우동 위에 고스란히 올라가 있는 니싱 우동은 일반적인 것보다 더 얇은 면을 쓴다. 흡사 비주얼은 국수 같은데 맛을 보면 쫀쫀한 우동 면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국물에서 비린맛은 전혀 나지 않고 청어는 조금 들큼하다.

우동 전문점 답게 이 외에도 굴 우동, 명란 크림 우동, 오징어 붓카케 우동, 자루 우동, 가마타마 버터 우동 등 그 종류가 정말 많다. 가격은 기본 우동 7000원부터 1만3000원까지다. 너무 많은 종류에 고르기 어렵다면 인기 있는 세 가지 메뉴를 조금씩 담은 삼미 우동(1만3000원)을 추천한다.

청어 한 마리가 올라간 니싱 우동.
곁들임 메뉴인 에비마요(앞)와 명란 오니기리.

맛집으로 소문난 집은 불친절하거나 양이 적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우동 카덴은 둘 모두에서 거리가 멀다. 특히 후한 인심은 다시 한 번 이곳을 찾을 마음을 먹게 하는 큰 이유다. 15분 여의 면 삶는 시간을 고려해 손님들에게 미니 규동을 제공하고 세 번까지는 무료로 면 추가를 해준다. 최현석 셰프는 '수요미식회'에서 "(우동 카덴에서) 우동을 먹고 갔는데 배가 고프면 안 되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면을 달라는 대로 주더라"며 우동 카덴의 넉넉한 인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호영 셰프가 보고 싶다면 합정점보다는 연희점을 추천한다. '맛있는 녀석들'에서 '뚱4'가 앉았던 테이블 역시 연희점에 있다. '수요미식회'에서 이현우는 "우리 집 근처라 눈 오고 이러는 날 아내와 함께 가서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미니멀리즘한 인테리어와 정갈한 음식. 마치 일본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느끼며 데이트하기에도 좋다.

사진=정진영 기자, 코미디 TV, tvN 방송 화면 캡처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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