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1분기 최초 영업이익 3000억원 돌파
M&A투자로 북미 공략도 가속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LG생활건강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1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 원을 넘어 내부 임직원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이익금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활용하느냐가 행복한 고민거리입니다” (LG생활건강 모 임원)
LG그룹의 알짜 계열사 LG생활건강이 공격적 투자로 올해 1분기 분기 사상 최초 영업이익이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대비 13.5% 증가한 3221억 원을 기록, 주위를 놀라게 했다. 매출규모는 1조8748억 원에 달했다. 증권가는 “시장 기대치를 충분히 충족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넉넉해진'곳간 열쇠를 쥔 기업 인수합병(M&A)의 귀재로 평가 받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차 부회장은 북미지역을 다음 목표로 삼고 포석을 두고 있다. 차 부회장의 글로벌 질주가 올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벌써부터 그룹 내부는 물론 업계 경쟁사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미국의 화장품·퍼스널케어 전문회사 뉴에이본 지분 100%를 약 14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미국을 교두보 삼아 캐나다, 남미, 유럽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기 위한 디딤돌 확보다.

에이본은 13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직접판매 회사로 2018년에만 매출 7000억 원을 냈다. 또 글로벌 화장품회사인 에이본의 미국 본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2016년 사모펀드에게 북미사업을 떼어내 매각하면서 뉴에이본으로 이름을 바꾼 뒤 미국과 캐나다 남미 위주의 사업만 운영하고 있다. 뉴에이본의 이런 요소들은 최근 LG생활건강이 진행 중인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의존도를 다소 낮추면서 전략적 시장의 포트폴리오를 신중하게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한 밑작업으로 미국 고급 색조화장품 전문 브랜드인 ‘VDL’로 미국 온라인시장에 진출했다. 또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에 ‘빌리프’가 입점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북미지역에는 LG생활건강 화장품 멀티숍인 네이쳐리퍼블릭 등 모두 3개 브랜드가 진출한 것이 전부다. LG생활건강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후’ 등은 아직까지 진출하지 않았다. 북미시장에 대한 물류나 엽업 등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지 회사인 뉴에이본은 물류, 영업 등 탄탄한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향후 LG생활건강의 고급 브랜드들이 북미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들을 뒷받침 해줄 든든한 배경인 셈이다. 이는 차석용 부회장이 해외 M&A투자 시 가장 많이 생각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매출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신경을 쓴다. 큰 그림 속에 작은 밑그림을 채워가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793억을 들여 지분 100% 인수한 에이본 중국 광저우 공장./ LG생활건강

실제 차 부회장은 올해 들어 벌써 3곳의 회사와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 중국 광저우에 있는 에이본 생산공장과 2월 국내 고급 치약회사인 루치펠로, 4월25일 뉴에이본 등이다.
앞서 793억 인수한 에이본 중국 광저우 공장은 더페이스샵의 중국 현지 생산망을 구축하기 위한 방책이다. 중국시장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정치적 변수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지에 공장 건설해 우호적 관계를 꾀한 것이다. 실제 광저우 공장에선 연간 1만3000t의 화장품 생산이 가능하다.

차석용 부회장은 지난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에 올라 15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왔다. 차석용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체결한 M&A 투자는 LG생활건강의 매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LG생활건강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으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평가한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코카콜라음료와 국내 색조화장품 전문회사 ‘제니스’를 인수한 것이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해 LG생활건강의 사업 다각화 성공했다. 또 LG생활건강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색조화장품 분야에 2015년 국내 색조화장품 전문회사 ‘제니스’ 지분을 70% 인수하면서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차석용 부화장은 향후 LG생활건강의 진출지로 북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 시장은 글로벌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규모가 각각 50조원에 달한다. 또 지리적인 이점도 남다르다. 미국시장은 주변 시장인 캐나다와 남미, 나아가 유럽을 비롯한 기타 글로벌 주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거점 역할도 가능하다.

북미시장 진출에 대한 첫 행보가 ‘에이본’을 인수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에이본’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우수한 R&D 기술력과 제품 기획력으로 에이본 브랜드들의 제품 라인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며 “이와 함께 확보되는 북미 인프라로 LG생활건강 브랜드를 미국시장에 진출시키는 교두보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 부회장이 곳간 열쇠를 어떻게 풀지 시장은 재차 주목하고 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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