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으로 경쟁 구도가 치열해진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서비스) 시장에서 각 기업들이 생존 전략 찾기에 돌입했다. 숙박 O2O 기업 야놀자를 비롯해 요기요(배달), 쏘카(차량 대여), 메쉬코리아(물류), 스포카(마케팅 솔루션) 등 5개 업체가 모여 O2O 산업의 시장 상황과 ‘얼라이언스(동맹·연합)’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 D.TALKS About O2O가 열린 디캠프 세미나실. 채성오기자

 

■ O2O 얼라이언스는 왜 필요한가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주관하고 5개 업체가 참가한 '제1회 D.TALKS about O2O'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디캠프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이 환영사를 하는 모습. 채성오기자

 

행사는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김광현 센터장은 “O2O 서비스는 기존에 있던 산업을 말 그대로 뒤집을 수 있을 만큼의 매력이 있어야 한다”며 “열정이 있는 기업들이 모여 얼라이언스를 만들면 세상을 바꿀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행사가 O2O 기업들에게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가 'O2O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를 통한 제3의 대안 제시'를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했다. 현재 다양한 O2O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많은 기업 및 스타트업 업체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고 김종윤 부대표는 설명했다.

먼저 김종윤 부대표는 얼라이언스의 필요성에 대해 설파했다.

‘O2O 산업은 위기인가’라는 주제를 설명하면서 단순 중개사업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규모의 제한을 받는 데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이용자들이 괴리감을 겪게 하지 않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상 서비스 및 상품을 제공할 때 서비스 평가나 신뢰성 확보에 제한을 받게 되고 차별화의 한계로 진입장벽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보다 가격이나 물량 경쟁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경쟁을 넘어서 극단적인 대결 구도로 번지는 체제가 고착화 된다는 것. 대형 IT 기업들이 스타트업 위주의 O2O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꼽혔다.

▲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가 얼라이언스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채성오기자

 

김종윤 부대표는 3가지 해결 방안을 소개했다. 시장 규모의 확대를 통해 거래당 소요 비용을 줄이고, 오프라인에서 물적유통의 종합 시스템 전체를 잇는 크기를 극대화 하는 등 중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관 산업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방안의 경우 대기업이 아닌 이상 개별 기업 단위로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제3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얼라이언스였다. 얼라이언스는 사전적 의미로 ‘동맹’을 뜻하는 데 이날 야놀자를 비롯한 나머지 4개 업체의 공통된 의견은 기업체 조직, 협회 구성이 아닌 ‘협업’에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쏘카를 이용해 차량을 대여하고 요기요를 통해 배달 음식을 주문한 후 도도포인트(스포카)로 멤버십을 적립받고 야놀자로 숙박을 예약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처리하는 방식이다. 각 산업을 대표하는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자들에게는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들의 경우 협업을 통해 창출되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취지다.

■ 얼라이언스 필요성 대두…기대 효과는

패널 대담 시간을 통해 각 O2O 기업들이 생각하는 얼라이언스의 시각과 견해를 알아볼 수 있었다.

스타트업 투자 전문기업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장호영 팀장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박지희 요기요 부사장, 신승호 쏘카 마케팅 본부장,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최재승 스포카 대표가 참여했다.

▲ 신승호 쏘카 마케팅 본부장(왼쪽)이 얼라이언스의 기대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채성오기자

 

각 기업 관계자들은 치열한 O2O 경쟁 속에서 자생력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선의의 동맹'임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 모여 협력체를 구성하고 타 산업군에 속해 있는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마케팅의 효율화 및 서비스 고도화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이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업계를 이끌어 가는 리딩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매장 멤버십 도도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는 최재승 스포카 대표는 얼라이언스를 통해 마케팅 및 시장 경쟁력 확보를 통한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최재승 스포카 대표(가운데)가 자사의 서비스 방침을 설명하는 모습. 채성오기자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는 배달·물류형 O2O 서비스를 현재 공급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얼라이언스를 통해 수요자 위주의 플랫폼을 공급하는 기업들과 협업하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지희 요기요 부사장은 얼라이언스가 다양한 접점이 존재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이슈에 대응하는 부분에 있어 우려를 표했다. O2O 서비스가 기존 오프라인 산업을 온라인과 연동하는 것인 만큼 분야에 따라 사회 문제, 서비스 니즈 등 다양한 이슈와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를 연합체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패널들이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호영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팀장, 신승호 쏘카 마케팅 본부장,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최재승 스포카 대표,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 박지희 요기요 부사장. 야놀자 제공

 

각 기업들은 얼라이언스 구성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종(異種) 산업의 경우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동종(同種) 산업을 운영하는 기업간 얼라이언스는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쟁업체가 얼라이언스에 들어오더라도 자율경쟁 체제를 통해 생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는 "국내 O2O는 사업 초기 단계인 기업이 대다수인 만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며 "선도 기업은 물론, 우수 신생 스타트업 간 시너지 창출 선례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얼라이언스의 필요성과 견해를 알아볼 수 있었던 1회 D.TALKS about O2O는 다음달 25일 두 번째 시간을 갖고 구체적인 얼라이언스 구성과 스타트업 피칭 심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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