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희망이다... '미래 고객' 모시는 프로야구단
어린이가 희망이다... '미래 고객' 모시는 프로야구단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5.0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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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눈물의 어린이 팬' 윤준서군을 직접 야구장에 초청했다. /한화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어린이날 하루 전 4일 한화 이글스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온 게시글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화는 한 어린이의 사진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이 어린이를 애타게 찾고 있다"며 "어린이 혹은 부모님을 알고 계시면 연락을 달라"고 적었다.

이날 KT 위즈와 홈 경기를 치른 한화는 7-9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에서 대타 김회성(34)이 상대 투수 정성곤(23)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때리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트려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승이 확정된 뒤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힌 한 남자 어린이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아빠를 꼭 껴안아 눈길을 끌었다.  

한화 구단은 게시물을 올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공인 윤준서(9) 군을 찾았고, 5일 어린이날 경기에 직접 초청했다. '눈물의 어린이 팬'이라는 별명을 얻은 윤준서 군은 이날 야구장에서 김회성에게 직접 선물을 받았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 받은 윤준서 군은 “갑자기 끝내기 안타가 나오는 걸 보니 기쁘고 감동적이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잊지 못할 어린이날 선물이 될 것 같아요”라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한화는 윤준서 어린이에게 추후 시구의 기회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SK 와이번스는 지난해 9월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9회말 정의윤(33)의 동점 홈런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 어린이 팬 김유현 군을 찾아 정의윤의 배트를 선물했고, 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로 초청했다.

두산 베어스는 5일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어린이날 더비서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다. 이날 잠실야구장은 부모님 손을 잡고 야구장을 찾은 '두린이'(두산+어린이)와 '엘린이'(엘지+어린이)들의 세상이었다. 이날 팬들의 관심을 받은 두린이가 있었다. 두산의 일일 응원단장으로 나선 이가온(13) 군이었다. 그는 실제 응원단장처럼 능숙한 동작으로 팬들의 응원을 유도해 관심을 모았다.

이가온 군은 두산 구단이 특별히 초청한 어린이 팬이다. 대구에 거주하는 이가온 군은 지난 3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서 스스로 원정 응원단상에 올라 응원을 주도했다. 이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면서 화제가 됐고, 이날 경기 선발투수였던 조시 린드블럼(32)이 고마움을 표하며 자신의 유니폼을 선물하기도 했다. 응원단장이 꿈이라는 이 어린이 팬도 야구장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어린이에게 꿈을, 젊은이에게 정열을’ 프로야구가 1982년 출범 당시 내세웠던 슬로건이다. 오래 전부터 KBO 리그 구단들에게 어린이는 가장 중요한 팬층이다. 1982년 OB 베어스(두산의 전신)가 처음으로 어린이 회원제를 시작한 이래 현재 10개 구단이 모두 어린이 회원제를 시행하고 있다. 

5일 두산과 LG의 어린이날 더비가 열린 잠실구장. /OSEN
5일 두산과 LG의 어린이날 더비가 열린 잠실구장. /OSEN

어린이 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KBO 리그 구단들은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어린이 팬 유치에 공을 들인다.

KBO 리그 막내 구단 KT는 어린이 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구단이다. 팬층이 두껍지 않은 KT는 미래 고객인 어린이팬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이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말부터 '패밀리 패스티벌'을 개최해 경기 시작 전에 그라운드에서 어린이들이 글러브를 끼고 선수들이 직접 쳐 주는 공을 받을 수 있는 ‘위즈 펑고',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함께 손을 잡고 입장하는 ‘플레이어 에스코트'등 어린이 팬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T 마케팅팀 관계자는 "어린이들은 중요한 팬층이다. 어린이 팬과 스킨십 활동 강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이벤트, 어린이 회원 혜택 강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보다 어린이 회원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에서는 어린이가 미래다.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소년, 야구소년들이 성장해서 프로야구 선수, 야구계 종사자, 평생 야구팬이 된다. 현재 KBO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과 야구계 종사자들도 한때는 어린이 팬이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젊은 팬, 어린이 팬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BO 리그에도 두린이, 엘린이, 갸린이(기아+어린이), 삼린이(삼성+어린이) 등 어린이 팬을 늘리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