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슬기, 정종연PD, 손창우PD, 문태주PD, 박희연PD, 김민경PD / tvN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tvN 예능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속에 담고 있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개국 이래 처음으로 '크리에이터 톡' 간담회를 가진 PD들은 화면 뒤에 숨겨진 이야기, 남들은 모를 속 이야기를 전했다.

7일 오전 상암동 CJ ENM 사옥 1층 탤런트 스튜디오에서는 tvN 예능을 이끌어가는 PD들과 대화를 나누는 '크리에이터 톡' 간담회에 열린 가운데, '대탈출2' 정종연PD, '짠내투어' 손창우PD, '미쓰 코리아' 문태주PD, '커피 프렌즈' 박희연PD, '코미디 빅리그' 김민경PD가 참석했다.
지난 2006년 개국해 어느덧 13주년을 맞이한 tvN은 예능, 드라마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국내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예능은 매 선보이는 작품마다 높은 화제성을 차지하며 해외 각지로도 수출하는 높은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이날 '크리에이터 톡'의 'FIRST TALK: tvN의 예능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테마로 모인 다섯 명의 PD들은 프로그램 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에서는 나누지 못했던 크리에이터만이 가진 이야기를 마음껏 털어놨다.

먼저 PD들은 본인이 연출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을 꼽으며 본인 소개를 했다. 문태주 PD는 "우선 아픈 손가락은 '수업을 바꿔라' 작품이다. 기획안을 작성했을 때부터 '이 프로그램이 나가면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 바뀔 거야' 했는데, 잘 안됐다"라며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아무래도 '수미네 반찬'인 것 같다. 시즌제가 아닌 레귤러 프로그램으로 가니까 시청률이 꾸준히 잘 나오고 있다. 김수미 선생님하고 함께 길을 걸을 때 '수미네 반찬 잘 보고 있습니다'라는 말 듣기도 하는데, 그럴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문태주 PD / tvN 제공

이어서 박희연 PD는 "'삼시세끼-정선편'으로 연출 일을 시작했는데, 그때 이서진 씨가 '입봉작이니? 망했다'라고 해서 연출 첫날부터 큰 좌절감에 휩싸였던 기억이 난다"며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하고 나서는 선배들로부터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도에 대한 스타트를 끊었으니 그걸 잃지 말고 시도해라. 계속하다 보면 이러한 도전을 받아주는 환경이 그려질 거다'라고 말씀하셔서 힘이 많이 됐고,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채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 PD들은 콘텐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다른 시각을 가지려 한다. '대탈출' 시리즈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정종연 PD는 "요즘은 집에서 TV를 볼 시간이 없어 시간이 나면 모바일로 유튜브 같은 콘텐츠를 본다. 취향을 세분화해서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어서 오락적인 차원보다 정보적인 차원에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자주 보고 있다. 또 영화도 많이 보려 하고, 게임도 하면서 창의적인 생각을 얻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손창우 PD는 "여행 예능을 하고 있다 보니 해외를 다니면서 영감을 떠올리는 편이다. 또 젊은 후배들은 싫어할 수 있으나 같이 술자리를 가지려고 한다. 눈높이를 맞춰 요즘 트렌드를 알아가려고 한다"고, 문태주 PD는 "걷는 게 취미다. 걸으면서 생각을 많이 한다. '수미네 반찬' 같은 경우도 아파트 단지를 걷다 단지마다 있는 반찬가게를 보면서 떠올린 콘셉트다. 걸으면서 본 사물이나 생각을 예능에 접목시키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TV를 통해 보는 예능은 웃음이 만발하기 때문에 PD들의 고충을 알기 어렵다. 이날 정종연 PD는 "연출자 입장에서는 책임감 때문에 많이 힘들다"라며 "워낙 많은 식솔들을 데리고 하니까. 계획대로 안 될까 봐 밤에 잠을 못 잔다. 몸적인 피로도 보다 일에서 1초도 벗어날 수 없는 그런 피로도가 있다"고 힘든 점을 밝혔다.

손창우 PD / tvN 제공

여기에 손창우 PD는 "PD라는 직업은 열심히 한 결과가 사회적으로 다 드러나기 때문에 그 부분이 힘든 것 같다. 은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나는 그 친구의 실적을 모르지만, 그 친구는 내 성적을 매주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고충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털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실 손창우 PD는 또 다른 고충도 갖고 있다. 최근 '짠내투어'에서 출연자 중 한 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하차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손창우 PD는 "여러모로 힘든 점이 많다"며 "출연자 검증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도중 문제가 생겼을 시, 그에 대한 차후 대책을 담은 기준들은 있지만 그전에 출연자의 개인적 문제 등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PD들끼리 평판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당장 좋은 면을 보고 필요하니까 섭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걸 방지하기 위해 PD, 제작, 작가님들 포함한 제작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평판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이야기에 정종연 PD는 "기획안 프로그램 특성에 맞게 섭외하려 하지만, 사실 출연자를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저희가 수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운에 맡기고 있다"고 덧붙여 이목을 자아냈다.

한편 tvN은 이번 'FIRST TALK: tvN의 예능을 만드는 사람들' 테마를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크리에이터 톡'을 공개할 계획이다.

신정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