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방미는 1978년 MBC 2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그러다 1980년에 '나를 보러 와요'라는 노래를 내고 가수로서 활동 영역을 넓혔고, 동명의 영화에도 출연하게 됐다. 이 영화에 출연해서 받은 출연료 700만 원은 방미의 인생을 영원히 바꿨다. 목돈을 손에 쥔 방미는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20년 해외에서 20년. 투자가로 어느덧 40여 년의 시간을 보낸 방미는 최근 신간 '나는 해외투자로 글로벌 부동산 부자가 되었다'를 출간하며 자신의 세 번째 책을 내기도 했다.

"'날 보러 와요' 출연 이후 목돈을 벌게 됐어요. 그걸로 부동산에 투자를 했죠. 옛날, 그러니까 1980년대에 투자를 한 사람들은 사실 거의 다 돈을 많이 벌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어떤 기자가 우리 집에 와서 인터뷰를 했는데, 집을 보면서 궁금한 걸 많이 묻더라고요. 그 뒤에 기사가 나왔는데 그러면서 '200억 자산가' 이런 수식어가 붙게 됐죠."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직접 발품을 팔아 하는 일에 가치를 느끼는 방미는 해외로 투자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직접 많은 나라들을 찾고 연구했다. 그는 이모가 살았던 미국 뉴욕에서 사업을 하며 현지 부동산 시스템에 대해 공부했고, 사업을 접고 본격적인 투자가로 나선 후에는 미국에 있으면서도 캐나다 토론토, 밴쿠버, 호주,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는 중요한 건 '열정'이라고 힘을 줘 말했다.

"물론 미국에 이모가 계셔서 미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지내기 용이했던 건 있다. 하지만 친척이 있어서 그 사람에게 의지해서 비즈니스를 성공시켰다? 그건 절대 아니다. 그런 경우는 나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 인터넷이든 뭐든 참 잘 돼 있지 않나. 책도 보고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고 그런 다음에 투자하고 싶은 곳이 있으면 직접 가서 둘러보면 된다. 아는 사람 없어도, 영어 못 해도 상관없다. 법적으로 자문이 필요하면 돈을 주고 사람을 고용하면 된다. 다툼이 있으면 변호사를 선임함면 된다. 그 외에 통역도 필요하다면 하루 정도 같이 다니면서 통역해 줄 사람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미국만 해도 통역을 해 줄  이민 2세, 3세들이 정말 많다. 특히 뉴욕에는 한인 신문도 있어서 변호사, 의사 등 여러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그런데도 두렵다면 처음부터 도전할 생각이 없는 거다. 나는 가난하게 태어났다. 시작은 형편없었다. 자신감, 도전, 열정만 있다면 된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

공연차 방문한 뉴욕에서 방미는 새로운 가능성을 봤고, 이후 실제 거주하기 시작하면서는 여러 힘듦도 있었다. '제 2의 고향' 같이 느껴지는 뉴욕이지만 1년에 딱 3개월만 날씨가 좋다는 뉴욕에서의 살림살이는 때로 퍽퍽하기도 했다.

"맨해튼 시장을 본 순간 '연예인을 그만둔다면 여기서 도전을 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뉴욕에 들어가게 됐죠. 그러니까 집이 또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집을 보게 되고, 집을 보러 다니다 보니 다른 투자처도 보이게 된 거죠. 맨해튼에서 제일 어려운 건 날씨예요. 유니온스퀘어에 딱 누워 있으면 1년에 딱 두 달 정도 괜찮은 것 같고, 찬바람 불기 시작하는 한 달은 무척 좋아요. 나머지 9개월은 굉장히 춥고 고독하고 외로웠습니다. 그랬지만 내가 벌인 일이고 끝까지 성공하고 나가겠다는 생각에 버텼어요. 그 시기에 요가를 시작하게 됐어요. 지금도 쓸쓸할 때나 외로울 때가 있는데 제 건강을 지켜주는 게 요가예요. 또 걷는 것도 좋아해서 하와이에 있으면 하루에 7~8시간도 걸어요. 나이 드니 겉만 중요한 게 아니라 속, 내장도 좋아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웃음)"

방미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하와이, 제주도에 집을 가지고 있다. 1년에 반 정도는 한국에서, 2~3개월은 하와이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낸다. 그는 삶의 남은 목표를 '장 정리하기'로 꼽았다.

"사실 이번에 한국으로 넘어올 때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한국, 미국 하와이,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시간 외에는 여행을 다니려고 해요. 제가 살면서 계획했던 것들은 모두 끝났습니다. 거창한 최종 목표는 없어요. 이제 더 나이 들면 곧 70이 될 텐데 무슨 목표가 있곘어요. 잘 정리하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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