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유상철 감독을 소방수로 택한 이유
'K리그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유상철 감독을 소방수로 택한 이유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5.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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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됐다.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유상철 감독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됐다.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유상철(48) 감독이 프로축구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데에는 그의 다양한 경험은 물론 현역시절 국가대표팀(2002년 히딩크호)과 프로팀(2005년 울산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천수(38) 전력강화실장의 의지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구단은 앞서 14일 "P급 자격증을 갖고 있는 여러 후보군을 대상으로 신중한 선임 작업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1년 6개월이다.

인천은 지난달 욘 안데르센(56) 감독과 결별한 후 임중용(44)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해 팀을 운영해 왔다. 다만 임 대행은 P급 자격증이 없어 팀을 오래 맡을 수 없기 때문에 구단은 발 빠르게 후임자를 물색해왔다.

◆ 풍부한 연령별 선수 지도 경험이 선임 배경

구단의 한 관계자는 15일 본지와 통화에서 “전달수(57) 대표이사와 이천수 실장이 고심한 끝에 유 감독을 모시기로 했다”고 선임 과정을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전달수 대표이사는 구단 내부적으로 “감독 정도가 되면 지도력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중요한 점은 우리 팀에서 우리의 색깔로 녹아 들어 선수, 스태프와 화합할 수 있는지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봤다. 유 감독이 그 부분에서 최고의 적임자라는 판단에 선임하게 됐다”는 말을 했다. K리그1 12개 구단 중 최하위인 12위(1승 3무 7패ㆍ승점 6)에 머물러 있는 인천의 어려운 상황을 잘 이해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감독으로 유 감독을 꼽은 것이다.

유 감독은 엘리트 코스만 밟은 지도자가 아니다. 유소년부터 K리그1 프로 선수들까지 두루 지도해 봤다. 지난 2006년 선수 생활을 접은 그는 이후 이강인(18ㆍ발렌시아)을 배출한 KBS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유소년 유망주들을 가르쳤고 2009년에는 춘천기계공고 감독으로 부임해 청소년들을 지도했다. 2011년에는 K리그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의 감독직에 올랐고 2014년에는 울산대 지휘봉을 잡았다. 2017년 12월 K리그 전남 드래곤즈 사령탑에 오른 그는 지난해 8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퇴진했지만, 9개월 만에 다시 감독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각 연령대 선수들을 두루 가르쳤고 시ㆍ도민구단에서 기업구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아 위기에 놓여 있는 인천도 잘 구해낼 수 있을 것이라 구단은 기대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유스팀이다. 유 감독은 유소년부터 15~18세 청소년들까지 다양하게 가르치셨다. 팀의 기존 시스템과도 화합을 이뤄낼 것으로 본다”며 “상황이 상황인 만큼 경기력을 끌어올려 성적을 내는 게 감독님에게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 유상철 “팀 특성 빠르게 파악하겠다”

유 감독은 이날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그는 “프로 선수로서 자기 관리에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다. 훈련 외적으로는 터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도 철학을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은 유 감독을 열렬히 환영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주장 남준재(31)는 첫 훈련을 끝내고 “새로운 감독님과 함께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카리스마가 있으셔서 훈련장에 긴장감도 감돌았던 것 같다”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유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 축구의 간판 스타 중 한 명이었다. 울산 현대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거치며 12년간 프로 생활을 한 후 2006년 울산에서 축구화를 벗었다. 청소년 대표와 올림픽 대표, 국가대표 등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지낸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도 꼽힌다. A매치 통산 122경기에 나서 18골을 넣었다.

그는 오는 19일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12라운드 원정 경기부터 선수들을 지휘한다. 유 감독은 “인천이라는 멋지고 훌륭한 팀의 감독으로 부임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빠르게 팀 특성을 파악해 열정적인 팬들의 기다림과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 12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 ‘셀러브리티(유명 인사)’ 신분으로 출전해 홀인원에 성공했던 유 감독이 강등권에 놓여 있는 인천 구단에도 ‘행운’을 가져다 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