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코리안 몬스터… 매 등판 역사 쓰는 ‘최고 투수’ 류현진
놀라운 코리안 몬스터… 매 등판 역사 쓰는 ‘최고 투수’ 류현진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5.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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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AP 연합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AP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성적이다. 괴물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 ㆍLA 다저스)이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며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6승을 수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서 3경기를 나와 1승 2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좋지 못했던 신시내티 원정 징크스를 말끔하게 털어냈다.
 
◆ 기록제조기 류현진, ‘이달의 투수상’ 보인다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활약이다. 류현진은 이날 호투로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부터 3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26일 피츠버그전부터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다. 류현진은 그 동안 재미를 보지 못했던 신시내티 홈 구장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서 완벽투를 펼치며 시즌 첫 원정 승리를 거뒀다. 이제 원정 약점도 옛말이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2위였던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1.52까지 낮춰 잭 데이브스(1.54)를 제치고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로 올라섰다. 다승 부문에서는 맥스 프리드(25ㆍ애틀랜타), 잭 그레인키(36ㆍ애리조나), 브랜던 우드러프(26ㆍ밀워키)와 함께 내셔널리그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지역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이 더 이상 집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홈보다 원정에서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이 원정 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며 최근 다저스 선발진의 활약은 뛰어났다. 하지만 그 누구도 류현진보다 뛰어나지는 않았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이달의 투수상’수상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류현진은 5월 평균자책점 0.28을 기록 중이다. 최대 경쟁자인 카일 헨드릭스(30ㆍ시카고 컵스)가 같은 날 워싱턴과 원정경기서 5.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류현진은 로테이션상으로 오는 27일 피츠버그전에 등판한다. 현재 기세를 이어간다면 한국인 투수로는 약 21년 만에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크다. 
 
◆ 최고의 위기관리능력과 영리한 공 배합

이날 경기 초반 류현진은 힘을 아낀 탓인지 구속과 제구가 썩 좋지 않았다. 1~5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집중타와 장타를 맞지 않으며 번번이 실점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경기 중반부터 전력투구 했다. 초반 시속 140km에 불과했던 구속은 150km까지 올라갔고, 제구도 더 정교해졌다. 포심, 체인지업, 커터 등을 두루 활용하며 몸쪽과 바깥쪽을 넘나들었다. 6, 7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특히 7회에는 공 8개 만으로 세 타자를 돌려세웠다. 송재우 본지 메이저리그 논평위원은 20일 통화에서 “류현진은 자신만의 틀을 만들었다. 지난해까지는 그날 잘 들어가는 구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포심-체인지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정확한 제구를 바탕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종을 모두 쓴다.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 다양한 구종으로 몸쪽과 바깥쪽을 자유자재로 던지다 보니 타자들이 노림수를 잡기 힘들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올 시즌 득점권 피안타율은 여전히 0(23타수 무안타 1볼넷, 희생플라이 1개)이다. 이날 경기처럼 주자를 내보내도 연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주자가 홈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송재우 논평위원은“경기 초반에는 평소보다 구속도 안 나오고 제구도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면서 무너지지 않았다.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위기 관리 능력은 최고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
 
◆’거장 RYU’동료ㆍ사령탑ㆍ현지언론 이구동성 감탄

현지 언론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 반열에 오른 류현진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고 있다.

류현진은 1회초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올 시즌 4번째 볼넷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59.1이닝을 던지며 삼진 59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단 4개만 허용했다. '삼진/볼넷' 비율은 14.75로 메이저리그 투수 중 압도적인 전체 1위다. 이렇다 보니 볼넷을 허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주목을 받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SB네이션은 '류현진이 다저스의 가장 뜨거운 에이스로 변신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류현진이 볼넷을 내준 것 자체가 뉴스거리"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좌완 투수 류현진은 제구의 거장이 됐다. 강하고 두꺼운 다저스 선발진에서 최고로 올라섰다"며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장인 31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고, 평균자책점 부문 1위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이 또다시 거장의 면모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로스엔젤레스 지역지인 'LA 타임스'는 "류현진의 탈삼진과 볼넷 비율은 59-4로 충격적"이라며 "24번의 득점권 상황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전체 피안타율은 0.19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수 마스크를 쓰고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36)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계속해서 같은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계속해서 공을 좋은 위치에 넣고 있다. 계속해서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면서 “그는 모든 타자를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상대 타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데이브 로버츠(47) 다저스 감독 역시 경기 후 MLB.com에 "류현진은 현재 모든 것이 좋은 상태다. 모든 투구가 그렇다"며 "어떤 선수가 이런 모습을 펼치는 것을 보는 것은 즐겁다. 류현진은 완벽하게 게임을 지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