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고 장구친 '해적킬러' 류현진, 이 달의 투수상에 성큼
북치고 장구친 '해적킬러' 류현진, 이 달의 투수상에 성큼
  • 이정인 기자
  • 승인 2019.05.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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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6일 피츠버그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을 올렸다. /AP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정인 기자] 류현진(32ㆍLA 다저스)이 또 한 번 ‘해적소탕’에 성공했다.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은 마감했지만,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26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방문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10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7승을 신고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52에서 1.65로 소폭 상승했다. 4경기 만에 실점을 허용했으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며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고수했다. 지난달 27일 맞대결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올린 데 이어 이날도 피츠버그를 상대로 호투를 펼치며 해적군단의 천적으로 우뚝 섰다. 아울러 원정 2연승을 거두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원정 약점’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시즌 최다 피안타에도 QS…승부사 RYU

류현진은 이날 피츠버그 타선을 상대로 시즌 최다인 10안타를 허용했다. 제구와 구위가 예전 경기만큼 위력적이지 못했다. 비 예보로 인해 2시간 가까이 경기가 지연된 영향이 있는 듯 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2회말 2점을 내줬다. 선두 조쉬 벨(27)에게 중견수 옆을 가르는 2루타를 내줘 위기를 맞은 류현진은 멜키 카브레라(35)에게 빗맞은 땅볼을 유도했지만, 포수 러셀 마틴(36)가 악송구를 범해 실점했다. 이어 프란시스코 서벨리와 콜 터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점 더 내줬다. 이날 경기 전까지 3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박찬호(46ㆍ은퇴)가 기록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 무실점 이닝인 33이닝 기록 경신에 도전했으나 2회 실점하며 32이닝에서 무실점 행진을 마감했다.

기록이 깨졌으나 류현진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3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3회 1사 1,2루에서는 카브레라를 병살타로 요리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에는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으나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처리 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 무사 1,2루 위기서도 벨을 유격수 병살타, 카브레라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이닝인 6회에는 선두 케빈 뉴먼(26)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엘리아스 디아즈(29)와 콜 터커(23)를 내야 땅볼, 제이크 엘모어(32)는 코디 벨린저(24)의 호수비에 힘입어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류현진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득점권에서 2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날도 득점권에서 14타자를 맞아 안타를 2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또 안타는 많이 맞았으나 볼넷은 0개다. 지난 등판보다는 아쉬움이 남는 내용이었지만, 경이로운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피츠버그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막았다.
 
◆타석에서도 ‘미친 존재감’…스스로 결승점 만든 ‘이도RYU’

류현진의 존재감은 타석에서도 빛났다. 2-2로 맞선 4회초 2사 1루에 타석에 등장한 류현진은 피츠버그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다가 7구째 패스트볼을 받아쳐 2루타를 터트렸다. 1루에 있던 크리스 테일러가 홈을 밟았다. 이 타점은 결승점으로 연결됐다. 우중간 담장 상단을 강타하는 비거리 117미터(384피트)의 대형 타구였다. 류현진의 올 시즌 두 번째 안타이자 첫 번째 2루타와 타점이었다. 이날 전까지 류현진의 마지막 2루타와 타점은 모두 2018년 4월 28일 샌프란시스코전이었다. 무려 393일 만에 2루타와 타점을 만들었다. 미국 다저스 전문 매체 ‘다저블루’는 경기 후 "류현진의 무실점 행진이 마감했지만, 팀 승리에 기여했다"며 "4회초 타석에서는 담장을 때리는 2루타 적시타 결승 타점으로 스스로 증명했다"고 전했다.
 
◆소로카의 호투, 끝까지 치열한 이달의 투수상 경쟁

대망의 이달의 투수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간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까지 5월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71(38이닝 3실점)을 기록 중이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중단됐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 중이고, 5월 성적도 단연 압도적이다. 이날 호투로 이 달의 투수상 유력 후보 자리를 공고히 했다.

변수는 강력한 경쟁자인 마이크 소로카(22ㆍ애틀란타 브레이브스)다. 소로카는 올 시즌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07로 특급 성적을 기록 중이다. 5월 성적도 뛰어나다. 5경기에 나와 3승 평균자책점 0.79를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에 이어 5월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2위, 다승 2위, 최다이닝 6위에 올라있다.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도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류현진과 소로카는 로테이션상으로 이번 달에 한 번 더 선발 등판할 수 있다. 남은 한 차례의 등판이 이 달의 투수상을 확정하는 경기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선수 중 이 달의 투수상을 받은 이는 박찬호(은퇴)가 유일하다. 박찬호는 다저스 소속이던 1998년 7월 이 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류현진은 21년 만의 한국인 투수 수상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