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저출산 속 유아업계는 호황?
자녀 수가 적으면서 집중 소비하는 '에잇포켓' 현상
유아업계 등은 올해 상반기 유아 관련 트렌드 키워드로 R.A.I.N.B.O.W를 꼽았다.

[한스경제 김아름 기자]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인구절벽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유아시장 불황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호황이다. 저출산 속 '내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선사하자'는 부모들의 마음이 커진 탓이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자녀를 귀하게 키우는 '골드 키즈'가 늘면서 자녀에게 소비를 집중하는 '에잇포켓 (한 아이를 위해 부모와 양가 조부모 등 지갑을 연다는 신조어)' 현상이 확산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 유아업계도 올해 상반기 유아시장의 트렌드를 R.A.I.N.B.O.W로 요약, 이와 어울리는 다양한 제품들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R.A.I.N.B.O.W는 유아업계 이슈를 비롯해 육아 용품들의 특징을 의미하는 영어의 앞 글자를 나타낸다.

30일 다이츠 등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아시장은 안전과 必환경, 인플루언스 등이 화두였다. 이 흐름을 파악, 어울리는 키워드를 발표했다.

다이치 '원픽스 360'

가장 먼저 R은 도로 위 아이의 안전(Road safety)이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카시트 착용률은 40% 미만으로 사고 발생시 영유아 사망율은 99%에 달한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의무화를 규정, 만6세 미만 영유아는 카시트를 착용해야 한다. 정부의 움직임에 국내 카시트 업체들 역시 카시트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카시트 제조업체 다이치의 경우 업계 최초 여성전용택시 ‘웨이고 레이디’에 회전형 카시트 원픽스 360과 확장형 카시트 브이가드 주니어를 제공, 안전한 대중교통 문화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A는 만능 육아용품(All-round), 즉 가성비와 실용성으로 부모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제품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이탈리아 육아용품 브랜드 뻬그뻬레고의 육아식탁의자인 ‘씨에스타’와 다이치의  '루이 3in1 올인원 아기띠' 등이다. 해당 제품들은 기본 신생아부터 성장 단계에 맞춰 오랜 시간 사용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I는 인플루언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이다.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눈에 띄는 활동 가운데 하나다. 유아업계는 이를 활용해 주요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의 ‘블랙야크키즈’는 올해 유튜브 어린이 디지털 채널인 클레버이앤엠의 클레버 TV와 함께 영상 콘텐츠를 공개하고 블랙야크키즈 책가방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프랑스 유아 화장품 업체인 무스텔라도 국내 인플루언스 아만다와 협업, 제품을 소개한 바 있다.

유한킴벌리 '기저귀 센서'

N은 신기술과 접목한 육아용품(New baby tech)로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기존의 육아 형태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KTH의 올인원 육아기기 ‘베베로그’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 아기의 수유와 이유식, 수면, 배변 일정 등 육아매니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함께하는사람들이 개발한 ‘아코이하트’ 역시 loT 기술을 활용, 스마트폰으로 24시간 아이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베이비케어 알람 시스템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제품을 아이의 옷이나 기저귀에 부착하면 아이의 호흡과 움직임, 소변 등을 체크해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유한킴벌리 역시 대소변을 지능형 센서가 감지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알려주는 IoT 기반 '기저귀 센서'를 내놨다.

B는 집안일과 양육에 적극적인 아빠(Betta daddy)로 새롭게 떠오르는 아빠상을 의미한다.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아내 대신 아이들과 집안일을 돌보는 가정적인 베타대디(betta daddy)가 등장하고 있다. 유아업계도 시대 흐름에 맞춰 엄마들의 마음이 아닌 아빠의 마음을 잡기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덩치가 큰 아빠들이 아이들을 안을 수 있도록 42인치까지 늘어나는 아기띠를 비롯해, 그간 엄마의 키에 맞춰 있던 유모차를 10cm 높게 조절이 가능하도록 해 아빠들도 편하게 이용 가능하다.

O는 유기농 소재의 인기(Organic materials)로 최근 패션과 화장품 업계에 불어닥친 必환경 움직임이 유아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환경을 생각한 제품은 안된다. 아기를 위한 것인만큼 인체에 무해한 오가닉 소재가 사용되었는지가 주요 포인트다. 연약한 아기 피부를 위해 네츄라오가닉은 친환경 100% 대나무를 사용한 밤부(Bamboo) 양면장갑 세안타올를 출시했다. 이폴리옴은 코코넛과 옥수수에서 얻은 성분을 사용한 블랑101 젖병 세정제 등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W는 확장된 제품 라인(Widened categories)을 뜻한다. 저출산 현상과 경기침체로 유·아동 업계는 이를 타개하고자 제품군을 확장, 또는 이종 업계로 진출하고 있다. 다이치는 현재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카시트와 아기띠 루이를 알리는데 홍보와 마케팅을 주력하는 것은 물론, 올해 안에 새로운 유모차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반면 유아용품 전문기업 쁘띠엘린은 반려동물 시장으로 눈을 돌려, 반려동물을 위한 외출용품 전문 브랜드 위고노(Wegono)를 새롭게 론칭, ‘2WAY 와이드업 슬링백’을 출시해 애견·애묘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9년 3월 인구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분기 합계출산율은 1.01명으로 1년 전보다 0.07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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