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날아간다~.’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35억 건에 육박하는 게임 ‘앵그리버드’가 영화로 돌아왔다. 새총을 튕겨 피그 나라를 박살내는 게임 방식에 이야기를 붙였다. 스토리의 빈약함은 다행히 캐릭터의 다채로움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어른들의 입맛까지 만족시킬지는 미지수다.

19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앵그리버드 더 무비’는 날지 못하는 새들이 사는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레드,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척, 욱하면 폭발하는 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레드가 식탐을 참지 못해 새들을 괴롭히는 초록돼지 피그를 무찌르고 영웅이 된다는 내용이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게임에 충실하다. 피그를 무찌르는 방법은 게임에서 손가락으로 밀어냈던 그 새총이다. 날지 못하는 새들은 새총의 도움을 빌려 날아 다닌다. 폭탄, 팽창, 부메랑, 3단 분리 등 게임 안에서 새마다 가진 능력들을 대형 화면에서 보는 재미가 있다. 게임을 해본 사람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총 집합한 귀여운 새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앵그리버드 레드는 거친 행동을 일삼는다. 베이비버드를 발로 차고 마음에 안 드는 물건은 박살내버린다. 척은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 움직인다. 말하는 동안 이미 행동을 완료하는 엄청난 속도를 자랑한다. 밤은 의외의 순간에서 폭발한다. 정작 필요한 순간엔 폭발하지 못해 안타깝기도 하다. 이밖에 할미새, 아빠새, 엄마새, 아기새 등 온갖 새들이 귀여움을 어필한다.

다만 캐릭터의 향연이 전부다. 영화는 게임과 달리 캐릭터로만 승부할 수 없다. 토끼와 여우라는 캐릭터를 앞세워 입소문 흥행을 끌어낸 ‘주토피아’가 단적인 예다. 게임 원작 영화에 수준 높은 스토리를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빈약하고 식상한 스토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러닝타임이 97분으로 짧은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사진=영화 '앵그리버드 더 무비' 포스터

황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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