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모레퍼시픽 상반기 실적 여전히 부진
LG생활건강은 안정세를 이어가고…
아모레, '글로벌 마케팅 집중 계획'
차석용 LG생건 부회장(좌), 서경배 아모레 회장(우)/사진=LG생건,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화장품 업계 1, 2위를 다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희비가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개선 실패에 울상을 지었으며 LG생활건강은 웃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시가 총액은 10조 4641억 원, 코스피 시장 27위다.

지난 2015년 말까지만 해도 시총 24조2310억 원으로 화장품 업계 대장주 자리를 지키다가 2016년 7월 사드 보복이 터진 후부터 내리막길로 돌아서며 현재까지 시가 총액 14조 원 가량을 공중으로 날렸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6년 8481억 원, 2017년 5964억 원, 2018년 4820억 원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18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20.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 등은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의존도가 높다 보니 사드로 큰 타격을 입은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성장축이나 다름없던 이니스프리 등 로드샵이 헬스앤뷰티샵(H&B)에 밀린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악화를 단순히 사드 보복의 여파로만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의 실적은 되레 증가, 흔들림 없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오히려 사드 보복이 터진 2017년 10월엔 아모레퍼시픽을 밀어내고 대장주에 올랐다. LG생활건강 역시 2019년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7조4875억 원, 영업이익 1조2123억 원을 전망하며 상승세를 이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2018년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7% 늘어나는 수준이다.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은 음료수와 생활용품 등 안정적인 사업이 지속되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해당 사업으로 사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

같은 환경에서 벌어진 두 회사의 희비교차를 두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경영 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성장 동력 실패와, 중국 시장의 흐름 등을 읽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 시장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변수가 많은 만큼 중국 시장 진출과 안정화를 위해선 경제 상황 뿐 아니라 정치 흐름 등도 이해해야 한다.

반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오래전 이를 파악, 미국 화장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중국으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했다. 실제로 차 부회장은 미국 화장품 및 생활용품회사인 뉴에이본의 지분 100%를 1억2500만 달러(우리돈 1450억 원)에 인수, 전방위적 인수합병(M&A)를 진행했다. 뉴에이본은 에이본의 북미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 2018년 매출 7000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현재 미국 온라인 시장에 고급 색조화장품 전문 브랜드인 'VDL'를 진출시켰으며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에 '빌리프'를 입점시키기도 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간 가파르게 성장가도를 달리다가 현재 정체기에 들어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타개하고자 지속적으로 신제품 출시에 노력하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 사업 다각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벗어나 현재 미국 시장과 호주 시장 진출 및 집중 계획으로 올해는 내수 시장보다 글로벌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많은 나라에 아모레퍼시픽 매장 입점이 늘어날 계획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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