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철 감독(왼쪽)/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카자흐스탄을 물리치고 리우 올림픽 본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정철(56)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 여자배구 예선 4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세트스코어 3-0(25-16 25-11 25-21)으로 꺾었다. 한국은 양효진(27ㆍ현대건설)이 11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이재영(9득점)과 김연경(7득점)이 뒤를 받쳤다. 한국은 1세트에서 김연경(28ㆍ페네르바체)과 양효진, 김희진(25ㆍIBK기업은행) 등의 득점으로 주도권을 가져갔다. 2세트에서도 한국의 리드는 계속됐다. 한국은 이재영(20ㆍ흥국생명)의 서브에이스로 점수차를 16-6까지 벌렸고, 이후 교체 투입된 강소휘(19ㆍGS칼텍스)의 막판 맹공에 힘입어 14점차로 세트를 따냈다. 한국은 3세트에서 한때 상대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김희진의 블로킹과 박정아(23ㆍIBK기업은행)의 득점포로 결국 승리를 챙겼다.

세계랭킹 9위 한국은 1차전이었던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1-3으로 패했지만, 이후 네덜란드(3-0 승)와 일본(3-1 승), 카자흐스탄을 연달아 격파하며 3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카자흐스탄(26위)을 제외하면 비교적 강팀들이었다. 이탈리아는 세계 8위, 네덜란드는 14위, 일본은 5위다. 3승 1패인 한국은 남은 3경기에서 1승 정도를 추가할 경우 8개국 가운데 4위 이내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총 8개국이 참가한 이번 세계 예선에서 아시아(한국, 일본, 카자흐스탄, 태국) 국가 중 1위를 하거나, 아시아 1위 팀을 제외한 상위 세 팀에 들면 리우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남은 일정을 볼 때 한국의 리우 올림픽 본선행은 유력하다. 한국은 21위 페루(20일), 13위 태국(21일), 7위 도미니카공화국(22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은 비교적 약체인 페루나 태국과의 경기에서 최소 1승을 추가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이 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신구 세대의 조화다. 당초 김연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회가 시작되자 젊은 선수들도 제 역할을 다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 감독은 한일전 직후 “김연경의 역할이 컸다”면서도 “후배들도 세대교체 이후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더 발전하는 선수로 성장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김연경을 구심점으로 양효진, 박정아, 김희진, 이재영, 강소휘 등이 똘똘 뭉쳐 승승장구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승리 원동력으로 꼽힌다. 이 감독은 한일전에서 변칙적인 공격을 구사했다. 수비가 좋은 일본을 상대로 정석대로만 공격하면 승산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강력한 서브로 수비 라인을 흔들어 놓고 흐름을 가져온다는 게 당시 이 감독의 전략이었다. 한국은 일본전 서브 득점에서 9-3으로 앞섰다. 한국은 김희진 등이 상대의 허를 찌르는 강서브를 터뜨리며 끌려가던 분위기를 뒤집고 승리했다. 이 감독은 “변칙적인 공격이 먹혀 들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앞서 네덜란드전에서도 강서브 전략은 통했다. 한국은 서브에이스에서 네덜란드를 11-0으로 압도했다. 경기 후 지오바니 구이데티 네덜란드 감독은 한국의 서브 공격을 높이 사며 “리시브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패인을 인정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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