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전쟁-중] 보툴리눔 톡신 시장, 너도나도 뛰어든다 왜 ?
[보톡스 전쟁-중] 보툴리눔 톡신 시장, 너도나도 뛰어든다 왜 ?
  • 임세희 기자
  • 승인 2019.06.09 11:40
  • 수정 2019-06-09 11:55
  • 댓글 0

여전히 높은 수익성·시장 성장성에... 국내 업체들 잇달아 뛰어들어
해외 보툴리눔 톡신 개발 업체, 단 4곳...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사업 영위 11곳

[한스경제 임세희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감정싸움이 극에 달했다. 이에 양사의 대립은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의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인 ‘나보타’의 증거수집 행정명령을 통한 결과와 이에 대한 해석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업체간 서로를 의심하는 배경에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관련한 정부의 허술한 규제와 절차도 자리잡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급성장하자 경쟁적으로 보톡스 제조에 뛰어드는 것이다.

◆ 국내 바이오업체, 보툴리눔 톡신 사업 본격화... 올 상반기에 2개만 업체 진입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대달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오는 2021년 59억 달러(한화 약 7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자료=한국투자증권 제공
글로벌 보툴리툼 톡신 시장 규모/자료=한국투자증권 제공

이에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2개 업체가 보툴리툼 톡신 시장에 진입했다. 중소 바이오업체 제테마는 지난 3월 강원 원주에 연간 400만 바이알 규모 보툴리눔 톡신 공장을 완공했다. 바이오업체 프로톡스 또한 최근 경기 화성 향남제약단지에 보툴리눔 톡신 공장을 완공했다. 이는 연간 270만 바이알(병)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약 320억 원이 투입됐다고 알려졌다. 프로톡스는 올해 말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A제제인 ‘프로톡신’의 비임상 시험을 종료하고 임상시험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보툴리눔 톡신을 개발 중인 회사들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리엔톡스’의 임상 1상을,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에이티지씨와 공동 개발하는 ‘ATGC-100’의 국내 임상 1·2상 승인을 받았다. 휴온스는 지난 4월 수출용으로 개발한 ‘휴톡스’를 내수용으로 전환해 ‘리즈톡스’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업체 칸젠은 설산(雪山)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발견해 질병관리본부에 등록을 마쳤다.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잇달아 뛰어드는 이유는 여전히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는 1나노g(10억분의 1g) 수준의 균주가 들어간다. 극미량의 균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보툴리눔 톡신 1g으로 1조 원대의 매출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 또한 여전하다. 미용 성형시장뿐만 아니라 뇌졸중 후 상지 근육경직, 안검경련, 과민성 방광증 등 치료 분야로도 적응증을 넓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을 포함해 이외 업계 10여개 사가 추가로 보툴리눔 톡신 사업 진입을 준비 중”이라며 “향후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조사는 모두 20여 곳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국내 보툴리눔 톡신 11개사 vs 한국 제외 전 세계 통틀어 4개사... 관련 현행 제도 허술해

중소 바이오업체도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개발사는 11개 업체로 늘게 됐다. 해외에선 미국의 엘러간, 프랑스의 입센 그리고 독일의 멀츠 등 3개 회사만 개발에 성공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유독 한국에서만 11개 업체가 개발 중인 것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흔히 ‘보톡스(Botox)’라고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은 1g만으로도 10억 마리의 쥐, 인간은 100만 명의 살상이 가능한 맹독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130g 정도만 있으면 전 세계인구 약 70억 명을 전멸시킬 수 있는 무서운 화학 물질인 것이다. 제조법이 공개된 이후 균주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독성이 큰 만큼 살상무기로도 악용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균주의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균주의 출처는 신뢰성에서 중요하다.

칸젠은 지난 3월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그람염색 사진을 공개했다./사진=칸젠 제공

현재 국내기업들 가운데 몇몇 곳은 균주 출처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해외 보툴리눔 톡신 개발사 4곳은 미국의 이반 홀 박사가 발견한 밀폐한 통조림에서 분리한 균주를 활용한다고 분명하게 출처를 밝힌다.

특히 자연에서 발견하기가 극히 어렵다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유독 국내기업들만 무더기로 확보, 보툴리눔 톡신 사업에 나서면서 균주 출처에 대한 의혹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현행 국내법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에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만을 신고하고, 식약처로부터 의약품 인·허가를 받으면 누구나 보툴리눔 톡신 제조를 할 수 있다.

관계자는 "보툴리눔 균주는 대량 살상무기가 될 수 있는 만큼 균주 출처가 명확해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에서 균주 출처에 대한 검증에 대한 제도 정비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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