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달 연대기' 송중기, 장동건 / 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요즘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내용만 보고 평가하지 않는다.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과 제작 환경, 배우 캐스팅, 완성도 등을 모두 살펴본다. 저녁 시간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면서 시청자들의 보는 눈이 높아진 것이다. 저조한 시청률과 흥행 성과로 '한국 드라마 암흑기'라고 불리고 있는 요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더욱 하늘의 별 따기다. 최근 큰 기대 속에 첫 발을 내디뎠지만, 다양한 '이슈'로 논란의 대상이 된 드라마들도 있다. 어떤 작품들이 시작부터 잡음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지 살펴봤다. 
 
■ '아스달 연대기'-'퍼퓸'-'바람이 분다'
tvN '아스달 연대기'는 540억 원 제작비를 투자한 대작으로 예비 시청자들의 마음을 샀지만, 제작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잡음이 들리면서 이슈거리가 됐다. 151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강제했다는 주장과 누적된 피로 탓에 촬영 중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증언들이 나온 것. 이에 대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방송 전 여러 차례 공식입장을 통해 "제작 가이드 정착 초기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작발표회에선 스태프 처우 논란 질문에 "공식입장을 참고해달라"며 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아스달 연대기'는 1일 야심차게 포문을 열었다. 고대라는 신선한 배경과 캐릭터, 화려한 CG의 향연이 안방극장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방송 전 일었던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전의 이슈들을 꼬집었다. 이에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8일 모든 논란에 대한 입장을 종합적으로 전했다. 제작을 함께 한 스태프들에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도 왜곡된 정보에 대해 해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장 스태프를 A, B팀으로 나눠 주 68시간 제작 가이드를 준수했다"며 "A팀은 지난해 9월부터 전체 37주의 제작 기간 동안 평균 주 43시간, 일일 12시간을 촬영. B팀은 12월부터 23주간 평균 주 35시간, 일일 12시간을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사고에 대해선 "해외 촬영 중 부상자가 있었으나, 그도 귀국 후에야 손가락 뼈에 금이 간 것을 인지했다. 사고 원인이 과도한 촬영 일정임을 주장할 근거가 없으며, 당사자도 사고가 과장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내부고발자 색출 의혹에는 '사실무근'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제작사 측은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아스달 연대기'와 관련된 부정확한 정보들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됐길 바란다. 추후 부족한 점이 발견된다면 겸허히 비판을 수용하고 재발 방지 및 개선하겠다"고 관심있게 바라봐달라고 부탁했다.

KBS 2TV '퍼퓸'은 캐스팅부터 난항을 겪었다. 애초 남녀 주인공에 배우 에릭과 고준희가 물망에 올랐지만, 불발되면서 신성록과 고원희가 합류했다. 특히 고준희는 승리가 속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대화에서 언급된 '뉴욕 여배우'라는 루머에 휘말린 후 출연 불발 소식이 전해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고준희 측은 승리 논란과 관련이 없으며, '퍼퓸' 하차도 이러한 이슈와 무관하다고 전했다.

방송 전부터 캐스팅 변경으로 주목받은 '퍼퓸'은 그러한 논란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3일 안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첫 방송 직후 느닷없이 여주인공 고원희의 성형설이 제기돼 다시 한 번 이슈가 됐다. 캐스팅 변경으로 남녀 주인공에 시선을 떼지 못한 시청자들이 고원희의 눈매가 '당신의 하우스 헬퍼'(2018)에 출연했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 비교 사진까지 올리면서 성형설을 부추겼다. 그러나 소속사 매니지먼트 구 측은 "확인해보겠다"는 말 말고는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JTBC '바람이 분다'는 감우성과 김하늘이 그리는 어른 멜로라는 높은 기대 속에 지난달 27일 방송됐다. '바람이 분다'는 이별 후 다시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사랑을 지켜내는 로맨스다.

시작은 로맨스물답게 잔잔하게 흘러갔으나, 지난 3일 방송 직후 '김하늘 코'가 뜬금없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하면서 주목받았다. 차갑게 변해버린 남편 권도훈(감우성)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이수진(김하늘)이 다른 여자로 변장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에 거슬린 것이다. 변장이라고 해도 '코 분장'이 전부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김하늘의 코 분장이 어색하다고 지적했고, 이를 남편이 못 알아보는 설정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이야기했다.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수진의 분장은 변해버린 도훈의 진심을 다른 여자가 돼서라도 알고 싶은 심리가 담겼다"며 "사실 도훈은 사랑하는 수진을 보내주기 위해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마음이다. 시청자분들의 의견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다. 5회부터 등장인물의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퍼퓸' 고원희, 신성록 / 임민환 기자

 
■ 평론가 "똑똑해진 시청자"
'아스달 연기대', '퍼퓸', '바람이 분다'는 모두 시청자의 뜨거운 기대 속에 선을 보였으나, 뜻하지 않은 여러 잡음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세 편의 드라마가 이러한 논란을 이겨내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요즘 사회가 전반적으로 똑똑한 소비자의 주권 강화 형태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과자 하나를 사더라도 어떤 첨가물이 들었는지 따져본다. 제조 회사의 윤리적 경영 또한 살펴본다"며 "특히 '아스달 연대기' 같은 경우, 예전 소비자들은 대중문화 콘텐츠를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지금은 내용의 윤리를 넘어 실질적으로 얼마나 윤리적인가를 따진다. 실질적 윤리라고 하는 것은 제작하는 사람들 개개인의 윤리, 노동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윤리, 그들의 노동을 사회적으로 인정해주는지에 관련된 윤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제작 환경도 확실하게 윤리적으로 인권이 존중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콕 짚었다.

신정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