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폐암 유발 라돈 기준치 초과 검출에 입주민 "무서워"
포스코건설, "조사결과 신뢰성 낮고 자재 교체 법적근거 없다"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입구./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어머니가 연세가 많으신 데다 기관지까지 안 좋으셔서, 라돈이 나온다고 하니 걱정이 커요. 빨리 교체가 됐으면 하는데 소식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죠."

인천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아파트는 입주자대표단에서 자체검사를 통해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서, 입주민과 건설사간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180여세대 미입주가구에서 라돈이 검출된다고 알려진 대리석을 특수코팅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입주자들은 포스코건설이 라돈 검출 사실을 숨기고자 이 같은 행위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입주민들이 주장한 라돈 검사 결과는 신뢰할 수 없으며, 특수코팅은 미입주 세대 관리차원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1일 오전 찾은 인천시 연수구의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아파트. 기자가 라돈 질문을 건네자, 주민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해당 단지에서 라돈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10월 송도의 더샵센트럴시티(2610세대) 아파트 입주민들이 실내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라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면서부터다. 입주자대표단에 따르면 민간업체에 라돈 측정을 의뢰한 결과, 라돈이 기준치의 1.05~1.5배에 달하는 수치가 검출됐다. 입주민들은 기준치 이상 라돈 검출 숨기려 포스코 건설이 '꼼수'를 부렸다는 주장이다.

라돈은 방사선을 내는 물질로,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이다. 이에 입주민들은 라돈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대리석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라돈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대리석./사진=황보준엽 기자

80세가 넘는 노모(老母)와 함께 살고 있다는 송씨(56, 여)는 이번 라돈 논란에 대해 "무섭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기관지가 안 좋은 편이시다. 라돈이 검출된다고 하니 나는 괜찮지만, 어머니께 혹시나 안 좋은 영향이 있을까봐 걱정이다"

송씨는 화장실에 가능한 오래 머물지 않고, 문을 닫아 놓지 않는다고 했다. 환기를 통해 라돈 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노는 먼지 탓 하루에 5번 가량 바닥 청소를 반복하는 등 곤욕을 겪고 있다. 송씨는 "관리실에다가도 얘기했는데, 어쩔 수 없다는 애기를 들었다. 또 라돈에 노출된 기간이 7~10년 정도만 아니라면 괜찮다고만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입주민 김씨(32, 여)도 상황은 비슷했다. 화장실 사용을 극히 줄였으며, 문과 거실의 창문은 항상 열어 놓는다. "입주한 지 불과 3달 정도 남았다.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혹시나 잘못될까 하는 우려가 계속 생긴다. 화장실 사용도 가능한 줄였고 미세먼지가 심했을 때도 창문을 열어 놓기도 했다. 언제쯤 교체가 이뤄질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현관문에 사용된 대리석./사진=황보준엽 기자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입주민들의 라돈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고, 해당 자제 교체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라돈 등 건축자재에 대한 환경기준은 미비한 상황이다. 지난해 1월1일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주택의 경우 라돈 농도 권고기준은 200베크렐(Bq/㎥), 7월1일 이후 승인을 받은 주택은 148베크렐(Bq/㎥)이다. 그러나 이전 주택들은 해당사항이 없다. 포스코건설이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업승인은 지난해 1월 이전에 받았다는 게 포스코건설의 설명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측정 방식이나 장비의 신뢰성을 받아들일 수 없고 자재 교체건에 대해선 법적근거가 없어 교체 계획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우리도 법적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실정"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라돈 검출을 감추기 위해 특수코팅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미입주 세대의 관리 차원이었을 뿐 입주자대표들이 주장하는 것(라돈 검출을 감추기 위해 특수코팅을 했다는 주장)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송도더샵센트럴시티의 시세는 84~102㎡은 4억~4억7000만원, 118㎡은 5억원 142㎡는 6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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